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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다 보면 억울하게 비난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엄한 소리를 들었다.’ 또는 ‘엄한 사람한테 화를 낸다.’와 같이 말할 때가 있는데, 여기서 ‘엄한’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형용사 ‘엄하다’는 뭔가 철저하고 까다롭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상황과는 전혀 연결이 안 되지요.
이럴 때 쓸 수 있는 표현으로 ‘애먼’과 ‘애매하다’가 있습니다. 우선 ‘애먼’은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이라는 뜻을 가진 관형사로, ‘애먼 소리를 듣다’, ‘애먼 사람한테 화를 내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애매하다’라고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희미해서 분명하지 않다’는 뜻의 형용사일 겁니다. 대개 ‘애매한 대답’이라든지 ‘그의 발언은 사과인지 책임 회피인지 애매하게 보였다.’처럼 쓰는 ‘애매(曖昧)하다’일 텐데요, 이것은 한자업니다.
반면에 앞서 말씀드린 ‘애먼’과 같은 뜻으로 쓰는 ‘애매하다’는 고유어 형용사로,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억울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매한 사람한테 화를 낸다.’, ‘애매한 소리를 듣는다.’와 같이 말할 수 있고, 이것의 준말인 ‘앰하다’도 많이 쓰니까 ‘앰한 사람’, 앰한 소리‘와 같이 표현할 수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