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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듣는다는 뜻을 가진 관용구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귀에 딱지가 앉다’와 ‘귀에 싹이 나다’ 같은 것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집에 오면 손부터 씻으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얘기했는데.’ 또는 ‘매일 똑같은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귀에 싹이 나겠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뜻을 가진 표현 가운데 ‘귀에 못이 박이다’와 ‘귀에 못이 박히다’가 모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못이 박이다’와 ‘못이 박히다’ 중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먼저 ‘박이다’는 ‘버릇이나 생각 또는 태도 같은 것이 깊이 배다’와 ‘손바닥이나 발바닥 같은 곳에 굳은살이 생기다’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물을 마시는 습관이 몸에 박여 있다.’, ‘손에 굳은살이 박였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반면에 ‘박히다’는 ‘박다’의 피동사로, 어떤 것에 꽂히거나 집어넣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못이 벽에 박혔다.’ 또는 ‘옷들이 옷장 속에 아무렇게나 박혀 있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말을 여러 번 함으로써 못이 어떤 물체 안에 꽂히는 것과 같이 된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므로 ‘귀에 못이 박히다’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