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흥보가 중 놀보심술 / 소리 오정숙
주변에 볼수록 얄미운 사람 한 둘 쯤은 꼭 있다. 그런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이 판소리 흥보가 중에 등장하는 흥보 형 놀보다. 판소리에서는 놀보의 심술을 해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의 장기 중에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심술보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판소리 흥보가는 놀보가 얼마나 못된 인간인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 수절하는 과부 겁탈하고, 의원을 보면 침을 훔치고, 비단 가게에 가서 물총 쏘고, 고추밭에서 말 달리고, 우는 애기는 꼬집고, 봉사를 보면 일부러 개천으로 데리고 가서 빠뜨리기를 일삼는 인물이다.
2. 심청가 중 뺑덕어멈의 행실 / 소리 장영찬
판소리 심청가에도 놀보와 비슷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심봉사의 후처로 들어간 뺑덕어멈이다. 심청이를 떠나보내고 상심한 채 혼자 사는 심봉사를 보기가 안타까워 동네 사람들이 중신을 섰다고도 하고, 뺑덕어멈이 스스로 자원출가를 했다고도 하는데, 인물은 형편없으면서 행실은 개차반이다.
쌀 퍼주고 떡 사먹고, 잡곡 팔아 술 사 먹고, 스스로 밥을 하는 일이 없어 이웃집에서 얻어다 먹고, 빈 담뱃대 손에 들고서 보는 사람마다 담배 청하고, 잠 잘 때면 이를 갈고, 배 긁고 발목 떨고..
뺑덕이네는 놀보와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당시 여성에게 기대하던 정숙한 모습을 탈피한 문제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3. 변강쇠타령 / 소리: 이은관
변강쇠는 지금은 전승이 끊어진 가루지기타령의 남자 주인공이다. 가루지기타령은 변강쇠가 혹은 횡부가(橫負歌)라고도 한다. 각각 고향에서 쫓겨난 음녀(淫女) 옹녀와 음남(淫男) 변강쇠가 만나 혼인을 하는데, 게으른 변강쇠가 장승을 뽑아다 불을 때는 바람에 저주를 받아 죽음을 당한 후 그 초상을 치르는 과정이 해학적으로 묘사된 곡이다. 판소리로는 현재 사설만 전하고, 서울 경기지방의 창부타령 가락에 맞춰 부른 잡가 변강쇠타령이 전하고 있다. 변강쇠의 행실은 놀보심술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