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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중 무역 전쟁서 점점 선택 강요당하는 한국 기업

#이 주의 초점 l 2019-06-17

경제 인사이드

© YONHAP News

미·중 무역 전쟁이 패권 다툼으로 치달으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미국은 중국의 최대 통신기기 업체인 '화웨이(huawei)'에 대한 제재를 발동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서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양국 정부가 편가르기에 나서면서 미국과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기로에 서게 됐다. 

이 상황을 미중산업연구소 조용찬 소장과 자세히 살펴본다. 


미중 무역전쟁 속 한국 정부·기업에 압박 가시화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15일,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금지할 수 있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6일,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목록에 올렸다. 

이후 유럽연합, 캐나다, 호주 등 우방 국가에 '반(反) 화웨이'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기업에 '화웨이' 제재 동참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 미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끊으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관계 악화시 중국 진출 한국 공장 '치명타'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대거 진출해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 플래시(NAND Flash)를,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매출은 각각 5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LG전자'도 난징 등 중국 8개 지역에서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고,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광저우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양산을 시작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면 한국 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 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중국 블랙리스트에 오를 경우 우려되는 제재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주요 글로벌 기업을 불러서 트럼프 정부의 요구대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처럼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된다. 작년 기준 중국의 수출 비중은 26.8%, 미국의 수출 비중은 12%로 합하면 40%에 가깝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올 5월 기준 수출 금액의 약 78%가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화웨이 사태가 부담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반사 이익 

'화웨이'는 5G 이동통신 장비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의 '삼성전자' 등과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화웨이' 제재는 한국 기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5G 장비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스마트폰 시장도 넓힐 수 있다. 지난 해 약 2억 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고전하면 다른 기업들이 그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되면 누구도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글로벌 IT 수요가 줄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화웨이'의 5G 장비 배제로 5G 도입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 

가장 좋은 결론은 이달 말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타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극적인 타협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위기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절실 

지금은 성급하게 미국과 중국 중 양자를 선택하기보다는 사안별로 국익에 우선해서 행동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제2의 사드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균형 잡힌 정책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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