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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말 - 손소희

2019-04-02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삼득에미는 높은 신분 집안 자손들의 혼사를 위해

노심초사, 애를 쓰는 중인데요,

이번 혼사가 성사가 된다면 양쪽에서 

수고비를 톡톡히 챙겨 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입니다.



만약 혼사가 되면은 김사장댁이 알아 챙겨줄 것도 줄 것이지만,

 대한민국의 첫째가는 대 무역회사 사장의 외톨 아들이

 제 용돈에서 한 몫 단단히 떼어준다고 고복다짐을 했으니만치

 일이 성사되고 보면 열 칸 기와집 하나쯤 마련하기야

 땅 짚고 헤엄치긴데~



#인터뷰  :   문학평론가 전소영

이 소설이 발표된 1954년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젊은 세대가 자유롭고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 나갔던 그런 시대였습니다. 손소희는 작품을 통해 당시 한국사회의 단면을 그려냈는데 송전무댁 마님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신분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삼득에미는 그런 마님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맞장구를 하는데, 그 맞장구가 마님의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풍자하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걔들 애비가 박태순이 아냐”

악을 쓰는 마님의 앉은 자세는 꼭 토라진 꼭두각시를 연상시켰다.

“왜 아녜요.  바루 그 박태순이죠” 

“아니 그럼, 그, 그 상것들하고 네가... 사괸단 말도 없이.... 애비 에미 승낙도 없이” 

“아니 뭐 언제 또 사괴지 말라군 했어요.  그이들하고... ” 


딸은 발갛게 상기된 얼굴에 그저도 웃음을 띤 채

황홀한 꿈을 추구하는 듯한 눈으로

눈발이 어릿거리는 창밖을 내다본다.


“아니 그럼 네가, 내 자식이.... 그 산지기 아들 녀석하고....

 아이구 맙시사 하늘을 쓰구 내가 이게 무슨 죄로.... 아이고오...” 

“뭐가 어쨌다구 야단이예요.

 전 아직 그이만치 훌륭한 사람 보지 못했어요.  

 그래두 바보 온달이 이얘긴 잘만 하시데요.

 뭐 어디 대통령두 앙반이래야만 되나”




작가 손소희 (1917.9.12.~1987.1.7. 함경북도 경성)

: 데뷔-1946. 『백민(白民)』지「맥(貘)에의 몌별(袂別)」

대표작-「이라기」(1949) 「창포필 무렵」(1957) 등 다수

수상-1960. 서울시문화상 수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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