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는 찬 냇물에 빠진데다 빠지면서 돌에 발목을 부딪쳐
그만 앓아 누웠습니다.
다행히 금순이는 명구 몸 위로 떨어져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금순이 어머니는 미안하다며
어렵게 돈을 마련해 약도 지어왔습니다.
금순이와 문기도 매일 찾아와
명구 옆에 울상을 하고 앉아서 끙끙 앓는 친구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명구는 눈물이 날 만큼 그 친구들이 고마웠습니다.
- 방송 내용 중 일부
정말로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아까부터 명구가 가지고 놀던 인형 둘이서 서로 번갈아가며
방안을 빙빙 떠다니고 있지 않겠습니까?
“거참, 신통하구나”
그것은 고무풍선에 바람을 잔뜩 불어 넣어서 불룩하게 한 다음,
인형의 어깨 밑에 붙잡아 맨 것이었습니다.
“이까짓 걸 가지고 그래요?
이제 진짜 사람들이 날아다닐 수 있어야
우리들도 그 외나무다리가 아니고도 학교에 마음대로 날아다니고,
장마가 져도 괜찮죠”
“산 사람이 무슨 재주로 날아다닌단 말이냐?”
“그것도 잘 생각하면 할 수 있어요. 그까짓 비행기 다 필요 없어요.
이제 이것 가지고 잘 생각하면 우리도 그냥 마음대로 훨훨
어디든지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그까짓 말 자동차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 인터뷰. 방민호 문학평론가
우리가 현재 만들어진 많은 것들이 과거에 상상해 놓은 것들이 많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행기를 구상해서 지금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다니고, 또 몇 년 전에 구상한 것이 실제 현실로 만들어지는 것도 많이 봅니다.
윙슈트 라고 하는 게 있는데 정말 로켓트처럼 빠르게 사람이 공중을 날아다니는 그런 이제 어떤 장비예요 그러니까 단지 사람이 비행기 타고 날아다니는 것만이 아니고 열기구 타고 날아다니는 것만이 아니고 윙슈트 같은 걸 가지고도 직접 자기가 그야말로 찬바람을 맞으면서 날아다니기도 하는 세상이 됐거든요. 노양근 작가가 이 동화 속에서 구상한 많은 것들이 지금 현실화된 걸 보면 동화든 소설이든 공상의 힘 상상의 힘은 놀랍구나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저 날아다니는 사람 봐라, 날아다니는 사람,
학생들은 손뼉을 치면서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그러고는 인형이 날아가는 데로 우우 몰려가고 몰려오며 미친 것처럼 덤볐습니다.
학생들은 그것이 어디서 날아온 것인가 서로 궁금해 못 견디었습니다.
그 때 누군가,
야, 저거 아까 대장장이가 띄우더라,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왔습니다.
뭐, 대장장이?
물에 빠져 앓고 있던 대장장이가 어느 틈에 날아다니는 사람을 발명했니, 하고
명구를 찾느라고 이러저리 둘러보았습니다.
한 편 구석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명구의 눈에는
어느 덧 감격의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명구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다시 한 번 결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먹어야 사니까
이제 누구든지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쌀도 만들어야지’
작가 노양근 (1900. 경북 김천 출생 ~ ? )
- 등단 : 1934년 신춘문예 [눈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