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타령 / 소리 안숙선
조선 후기 가왕(歌王)으로 일컬어졌던 송흥록 명창에게 기생 맹렬은 자신의 소리를 알아준 지음(知音)이면서 일생의 동반자였다. 하지만 맹렬은 송흥록 명창이 공연 때문에 늘 밖으로 도는 것이 불만이었고, 두 사람은 자주 싸우던 끝에 어느 날은 맹렬이 짐을 싸서 나가버렸다. 그때 송흥록 명창은 애절한 가락에 얹어 맹렬이를 불렀는데, 맹렬이 그 소리를 듣고는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남도잡가 흥타령에는 맹렬이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담겨 있다.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잘 가거라
나를 두고 갈랴거든 정마저 가려무나
몸은 가고 정만 남아 쓸쓸한 빈 방 안에 외로이도 홀로 누워
밤은 적적 깊었는데 오늘도 뜬 눈으로 이 밤을 새우네
이생강류 대금산조 중 자진모리 / 대금 이생강, 장구 이성진
대금산조를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박종기 명인은 효자로도 유명하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3년 동안 매일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가 대금을 불었다고 하는데, 대금으로 새 소리를 흉내내면 새들이 날아와 어깨 위에 앉았다고 전한다.
이생강류 대금산조에는 유독 새 소리를 담은 가락이 많다.
흥보가 중 제비 후리러 가는 대목 / 소리 박동진, 북 주봉신
권삼득 명창은 양반 출신 광대였다. 그가 소리꾼이 되기로 했을 때 집안에서는 반대가 극심해서 그를 죽일 작정까지 했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차마 죽이지 못하고 가문에서 내쫓았다고 전한다.
흥보가 중 제비 후리러 가는 대목은 놀보가 부자 될 욕심에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제비를 잡으러 다닌다는 내용인데, 벌써부터 부자가 된 듯 우쭐우쭐 거들먹거리는 놀보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대목은 당시 가마꾼들이 외치는 소리를 흉내낸 것이라 해서 ‘권마성제’또는 ‘설렁제’라고 하는데, 권삼득 명창이 만들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