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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서 숙녀로’…아이유, 성장통 치유 콘서트

#연예뉴스 l 2016-12-05

‘소녀에서 숙녀로’…아이유, 성장통 치유 콘서트
영상 속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마치 소녀 티를 벗었다는 듯 머리를 싹둑 잘랐다. 그리고는 어깨를 살짝 드러낸 빨간 원피스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단발의 아이유가 무대에 올랐다.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유의 콘서트 '스물네 걸음 : 하나둘 셋 넷'은 어느덧 소녀에서 숙녀가 된 24살의 아이유를 가감없이 보여준 자리였다. 그는 어린 시절과 연습생을 거쳐 가수로 데뷔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8년의 성장통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수려한 가창력을 뽐냈다.

오프닝은 가요계에서 우뚝 선 현재의 아이유를 보여주듯 화려한 무대로 꾸며졌다.

그는 '스물셋'을 '스물넷'으로 개사한 첫 곡부터 '레드 퀸'과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까지 댄스 가수처럼 내달리며 섹시한 이미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이내 분위기를 바꿔 발랄하게 '새 신발'과 '너랑 나'를 들려주자 3천500명이 모인 객석에선 마치 군부대처럼 굵직한 환호가 터져나왔다.

반전 매력을 오간 아이유는 2부부터 본격적으로 토크를 펼쳐보이며 사이사이 노래를 했다.

그는 "공연에서 처음인데 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중학교 2학년 때 소속사 연습생으로 들어올 때는 우울하고 낯가림 심한 '중딩'이었다. 가진 게 너무 없었다. 노래를 잘하고 얼굴이 예쁘고 키 큰 언니들이 많아 기가 죽었다. (집이) 가난하기도 했다. 혼자 꿈꾸는 시간을 좋아했다. 혼자서 간직한 꿈이, 상상이 더 기억에 남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종이배 모양의 리프트에 앉아 '어 드리머'(A dreamer)를 깨끗하고 시원한 음색으로 선사했다.

연습생 시절의 이야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계속됐다.

"숙소는 강남의 큰 신축 빌라였죠. 막내였지만 독방을 줬어요. 냉장고에는 맛있는 음식이 있었고요. 누리면 됐을텐데 빚을 지는 느낌이었죠. (웃으며) 물론 연습생은 레슨비, 숙소비와 식대 등이 다 빚이에요. 데뷔 이후 (투입된 비용을) 청산하면 그때부터 정산받을 수 있는 구조죠. 전 여러분 덕분에 다 청산했어요. 하하하. 물론 우리 회사는 인간적이고 좋은 곳입니다."

그러나 그는 따뜻한 곳에 있으면서도 데워지는 게 아니라 모서리 많고 차가운 자신이 부각됐다고 했다. 그때부터 일기를 썼다. 자신이 잘살고 있는지 한 줄이라도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어서다. "얼마 전 일기를 넘겨보는데 '따뜻한 곳에서 나도 따뜻해지면 좋은데 이상하게 그 온기가 나를 더 춥게 만든다'는 글귀가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는 기타를 치면서 중학교 3학년이던 2008년 발표한 데뷔곡 '미아'를 감정을 실어 열창했다.

데뷔 후 쉴 틈 없이 활동했고 그는 8년간 많은 노래를 발표하며 사랑받았다. 특히 2014년에는 1년간 가장 많은 음원을 냈다며 한 곡씩 선사했다. 김창완과 듀엣한 '너의 의미'를 부를 때는 팬들이 듀엣을 했고, 대선배 서태지가 연락이 와서 부른 곡이라며 '소격동'을 선사하자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는 2014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기쁘면서도 한편에서는 우울하고 불안해 음식 조절이 안되고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1년간 악순환이 됐는데 이즈음 함께 일했던 작곡가 이민수·작사가 김이나와 헤어졌고, 고민 끝에 (소속사와) 재계약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싶어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이 '챗셔'라고 했다. 이 앨범은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모티브로 만든 수록곡 '제제'의 노랫말이 5살 아이 제제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아이유는 "처음 프로듀싱해 허점이 많아 죄송하다"면서도 "이음새가 투박하지만 과대 포장 없는 나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때문에 '챗셔'는 단연 아픈 손가락이지만 좋아한다. 이 앨범을 통해 스스로 미워하던 게 해소가 됐다. 나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고교 시절 인터뷰를 보니 20대 초반에 프로듀싱하고 싶다고 했더라"며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 내가 꾼 꿈들이 이뤄졌다. 나를 눈여겨본 분들이 내년 스물 다섯의 내가 뭐가 달라졌는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히트곡은 3부에 집중됐다. 3단 고음으로 화제가 된 '좋은 날'을 비롯해 '금요일에 만나요' 등이 이어졌다.

아이유는 전날 공연에 이어 이날까지 총 7천 명의 관객을 만났다. 밴드 혁오의 오혁이 이날 게스트로 등장했으며 연인사이인 설리와 최자 등동료들이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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