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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시나이산, 성캐더린 수도원

2014-02-22

지난 주 이집트에서 한국인 여행자에 대한 폭탄테러가 일어나 한국인 3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시나이 반도 동쪽 끝에 있는 이스라엘과의 접경도시 타바라는 곳인데요,
관광객은 시나이반도 남부에 있는 성 캐더린 수도원을 방문한 뒤 이곳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려는 도중에
참사를 당했습니다.
저도 이집트를 여행한 경험이 있지만
이곳은 좀처럼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입니다.
이 사람들은 왜 이곳을 찾았을까요.

그건 바로 이번 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성지순례가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분들이 방문한 성 캐더린 수도원은 시나이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 시나이산은 바로 구약성서 출애굽기 편에 나오는 모세가 야훼로부터 십계명을 받았다는 그 장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로서는 반드시 찾아보고 싶은
뜻 깊은 유적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원전 13세기 무렵, 이집트에서 박해받으며 생활하던
이스라엘 민족은 예언자 모세의 인도 아래
이집트에서 탈출합니다.
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구약성서의 두 번째 권
출애굽기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호렙산에 이르렀다고 성서에 나옵니다.
성서에는 호렙산, 시내산, 또는 하나님의 산이라고 나오는데
성서고고학자들은 이 산이 오늘날의 시나이산이라고 봅니다. 왜냐 하면 시나이산의 원래 명칭이 아랍어로
‘예벨 무사’로 ‘모세의 산’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목적지는 가나안 즉 오늘날의
팔레스타인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집트에서 팔레스타인으로 가려면
나일 삼각주에서 오늘날의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 연안을 따라 북상하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왜 하필 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했을까요.
시나이 반도는 역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북부 지중해 연안은 비옥하고, 중부는 사막 지대,
남부는 산악 지대입니다.
당시 북부의 지름길은 이미 이집트 군대가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세는 이집트 군대의 추격을 피해
일부러 험난한 산악 지형을 택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시나이산은 해발 2285미터나 되고
주변은 험준한 계곡입니다.
시나이산 정상은 모세의 이야기가 없다면
그 누구도 방문하지 않을 곳일 겁니다.
주위는 바위 투성이에 약간의 가시덤불이 있을 뿐인
척박하기 그지없는 곳입니다.
그나마 이곳 기슭에 성 캐더린 수도원이라는
유서 깊은 유적이, 유일한 둘러볼 거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 수도원은 캐더린이라는 순교자의 전설을 갖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로마제국에 박해를 받던 시절,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캐더린이라는 기독교 여성 신도가
처형을 당합니다.
수레 네 대에 발과 다리를 묶어 죽이는 형벌을 받았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머리를 잘라 목숨을 끊었는데,
이를 가엽게 여긴 천사가 그녀의 시신을 시나이산으로
옮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도원을 건설한 사람은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였습니다.
헬레나는 이곳을 찾았다가 모세가 보았다는
불에 타는 덤불나무를 보았고
그것을 기리기 위해 수도원을 짓도록 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수도원에는 그 덤불나무라고 알려진
나무가 보존돼 있습니다.
성캐더린 수도원과 시나이산 정상은
기독교도에게는 이토록 중요한 성지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일생에 한번은 방문해 보고 싶은
순례지 중의 순례지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독교도가 이곳을 여행을 하는 데는
아무 장애도 없었습니다.
이집트 국가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관광수입이기 때문에,
정부가 특별히 관광객을 보호하는 관광경찰을 둘 정도로
안전에 신경을 써왔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재스민 혁명’으로 아프리카 북부 일대에
민주화 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철권을 휘두르던 정부가 무너지자
관광객의 안전은 오히려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관광객에게는 아랍 민주화의 역설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역사 토막상식, 아하 그렇구나!
한국인이 희생된 이집트 테러 사건을 계기로
시나이산과 성캐더린 수도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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