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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삶

2014-12-06

지난 17일부터 덕수궁 중명전에서
이채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난잎으로 칼을 얻다]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과 그의 여섯 형제들을 담은 사진과 문헌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당 이회영은 무정부주의 사상으로 무장한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은 독립운동가 이회영에 대해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회영은 1867년에 서울의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훨씬 이전 시대에 태어났다면 과거를 보고
관직에 진출하는 삶을 살았을 것이지만,
그는 조선에 개화의 물결이 해일처럼 밀려오던
바로 그 시점에 태어나,
개화의 세례를 흠뻑 받으며 자랐습니다.
청년 시절에 이상설과 함께 근대식 학교에서 수학, 영어, 법학 같은 서양 학문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독립협회의 활동에 감명을 받고
적극적으로 가담합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개화파 인물들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1905년 을사늑약이 강압적으로 체결되는 것을 보고
그는 자신의 내부 깊숙이 내재돼 있던 반골 선비의 기질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을사오적을 응징하는 일을 도모하는가 하면
의병을 조직해 일본을 공격할 방법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 무렵 그는 비밀 조직인 신민회에 가담하여 활동합니다. 그러나 1910년 합병이 이루어지자
윤치호를 비롯해 신민회 내부의 상당수가
체제에 순응하는 쪽을 택합니다.
그러자 이회영은 신민회를 떨치고 나와
활동지를 일본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만주로 옮기기로 합니다.
이렇게 해서 그가 개척한 곳이 만주 용정입니다.
그는 가산을 몽땅 정리하고
다섯 형제와 함께 만주로 이주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군을 양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무렵 이회영의 사상에
커다란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바로 무정부주의자로의 변신입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고 상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는데, 그는 임정을 이끄는 민족주의자들에 실망하게 됩니다.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 나타난
두 갈래의 개량주의 때문인데요,
하나는 이승만 등의 외교론,
또 하나는 안창호 등의 준비론이었습니다.
이회영은 이승만이 국제연맹에 한국을 위임 통치해 달라고
청원한 것에 대해, “없는 나라를 팔아먹으니, 있는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 나쁜 놈”이라며
탄핵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시정부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또 안창호가 무실역행을 내세우며 실력 양성을 주장하자
그들이 당장 일제와의 무장투쟁을 포기하려 한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무정부주의로 전향한 셈인데요,
원래 무정부주의는 유럽의 푸르동, 바쿠닌, 크로포트킨으로
이어지는 사상적 흐름이었고
이 중 특히 크로포트킨의 사상이 중국인을 통해
이회영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그런데 크로포트킨류의 무정부주의는
일체의 정부와 국가를 부정하고
오로지 각성된 개인의 완전한 자유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회영도 정부와 국가를 부정했을까요.
이회영이 쓴 어떤 글에서도 정부와 국가를 부정하는 논조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민중들이 자유를 누리는 부강한 국가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철저한 무정부주의자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회영이 무정부주의에 매력을 느낀 것은
그들의 투쟁정신이었습니다.
무정부주의자들은 조직 규율에 의한 운동을 배격했기 때문에
한 개인의 직접적인 투신과 투쟁에 중요성을 두었습니다.
따라서 제국주의와의 투쟁에서도
요인암살, 시설파괴 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온 몸을 던졌습니다.
이것이 이회영이 지향한 항일투쟁과 정확하게
부합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이회영은 1930년,
이미 환갑이 넘은 노인임에도 [흑색공포단]이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일제 요인들의 암살을 위해 활동합니다. 그러던 중 1932년 중국 대련에서 일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던 중 목숨을 거뒀습니다.
일제는 그가 자살했다고 발표했지만,
고문을 받다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회영 다운 최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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