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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크리스마스 씰의 역사

2014-12-20

며칠 뒤면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와
반짝이는 전구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연상되는데요, 예전엔 또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우표처럼 생긴 크리스마스 씰입니다.
요즘엔 손글씨로 쓴 크리스마스 카드를 잘 쓰지 않아서인지, 크리스마스씰을 보기 힘든데요,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씰은 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씰이 만들어진 것은 언제일까요.

세계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씰이 만들어진 것은 1904년입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우체국장을 맡고 있던
아이날 홀벨이라는 사람은
당시 유럽에 번지고 있던 결핵 때문에
많은 어린아이들이 감염돼서 죽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아이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크리스마스 카드에 붙일 예쁜 장식을 만들어 팔아서
그 돈을 기금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냈습니다.
이것이 최초의 크리스마스씰로서
1904년 12월 10일 처음 발행됐습니다.

이후 주변 나라에서 이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 씰을 도입할 생각을 한 이는
캐나다인 선교사 셔우드 홀입니다.
캐나다인이지만, 그의 출생지는 한국입니다.
역시 선교사인 윌리엄 홀과 부인 로제타 사이에서
1893년에 태어났습니다.
윌리엄은 평양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평양기독병원을 세웠고,
로제타 여사는 서울에 동대문부인병원을 세웠는데
이것이 오늘날 이화여대부속병원입니다.
셔우드 홀도 부모님을 따르기 위해,
캐나다로 돌아가서 의학을 전공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당시 한국에는 결핵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해주에 해주 구세요양원이라는 병원을 차리고
결핵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결핵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셔우드였기에
크리스마스씰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한국에서도 발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황해도지사에게 제안해 위원회를 만들었고,
해주구세요양원을 발행처로 해서
1932년 12월에 한국 최초의 크리스마스씰이
발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씰 발행 과정에서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상황이
빚은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셔우드 홀이 처음 도안한 씰 문양은 거북선이었습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이 튼튼한 거북선을 만들어
적군을 물리쳤듯이, 우리의 작은 정성을 모아
결핵을 물리치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총독부 당국은 하필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물리친 거북선을 도안으로 정했느냐며
승인을 거부합니다.

결국 셔우드 홀은 서울을 지키는 남대문으로
도안을 바꿉니다.
남대문이 떡 버티고 서울을 방어하고 있듯이,
결핵을 막아내자는 뜻이었습니다.
이후 해마다 발행된 크리스마스씰의 도안은
주로 한국 어린이가 한복을 입고
팽이 돌리기나 제기차기와 같은 전통 놀이를 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러던 중 정세는 중일전쟁을 거쳐
점차 세계대전으로 치닫습니다.
1940년이 되자 셔우드 홀과 같은 서양인은
적국 주민으로 간주돼 감시와 추방의 위협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셔우드 홀은 어김없이
1940년 12월 크리스마스씰을 제작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총독부 당국이 제동을 겁니다.
한복을 입은 남녀 아이가 눈덮인 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도안이었는데, 한복을 입었다는 것, 산과 그 아래 마을 등이
적국에게 지도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는 것,
일본 연호를 쓰지 않고 1940년이라는 서력기원을
사용했다는 것 등이 이유였습니다.
물론 이전에는 모두 허용됐던 것으로 괜한 트집이었죠.
1940년 크리스마스씰은 수정을 해서 겨우 발행했지만,
결국 일제 당국은 셔우드 홀에게 스파이 혐의를 뒤집어 씌워
추방합니다.
이후 해방이 될 때까지 크리스마스씰 발행은 중단됩니다.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뒤인 1949년부터
다시 발행이 되기 시작해
오늘날은 대한결핵협회가 발행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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