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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15일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함으로써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 폭탄으로 포문을 연 지 약 18개월 만에 양국간 ‘무역전쟁’이 일단락됐다.

이로써 국제 교역 질서의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됨에 따라 이들 양국 시장 의존도가 큰 한국 수출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합의문 서명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 간에 이뤄졌다. 합의문은 총 96쪽으로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거시정책과 외환 투명성, 교역 확대, 이행 강제 메커니즘 등 8개 챕터로 구성됐다.

합의 골자는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대신 미국은 대중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기로 한 것이다. 또 미국이 제기해왔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 조작 금지 등에 대한 중국의 약속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미국산 제품 2천억 달러 어치를 더 구매키로 했다. 

한편 미국은 당초 지난해 12월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천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1천2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배경과 의미

이번 합의는 사실상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중의 첫 합의이며, 일종의 휴전을 통해 추가적인 확전을 막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졌던 불투명성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합의 미이행시 관세부과 권한을 규정한 조항은 향후 미중간 합의 이행과정에서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문에는 합의 위반시 미국이 보류했던 관세 부과 조치를 복원하거나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고, 이것이 ‘선의’일 경우 중국이 보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협상도 앞두고 있다. 그러므로 미중 무역전쟁이 당장은 ‘휴전’ 상태가 되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도 아니고, 향후 더 크고 복잡한 분쟁 양상을 띌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미국과 중국이 한국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나 되고,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미중 합의가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 부진은 한국에 2중고를 안길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중 합의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는 한국 경제에는 호재가 된다.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한국 수출은 그렇지 않아도 새해를 맞으면서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중 합의가 이뤄져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부정적 효과도 우려된다. 예컨대 중국 자동차 시장에 미국산 수입이 늘어나면 한국 자동차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