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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2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저급한 자질과 미국 정부의 대내외 정책 실패를 주장하며 노골적 비방을 쏟아내고 있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미국 정부의 처벌 경고에도 불구하고 23일 발간됐다.

청와대 반응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볼턴 회고록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터파트로 일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와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의 이런 입장은 전날 저녁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측에도 전달됐다.

윤 수석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는 청와대의 입장도 함께 밝혔다.

볼턴 회고록

23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판매에 들어간 볼턴 회고록은 출간 전부터 주목을 끌었고, 사본이 이미 해적판으로 온라인에 나돌아 그 내용도 모두 노출됐다.

회고록에는 미국 공화당 간판 매파인 볼턴의 시각에서 본 미중관계, 북미 비핵화 협상을 비롯한 미국 외교 비화,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 주요국 정상이나 외교관들의 행태가 그려져 있다. 이에 오는 11월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그 파장을 우려해 출간 전부터 볼턴 전 보좌관을 ‘괴짜’, ‘무능력자’ 등으로 비난하면서 회고록의 내용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북, 북미 관계와 관련해서는 “비핵화 외교는 한국의 창조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 찍기 용 남북미 3자 정상회담 추진” 등의 표현으로 폄훼하고 있다.

의미와 전망

볼턴 회고록은 사실과 자신의 주장이 뒤섞인 것으로 정확한 실체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전망이 불투명한 북미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와대 측의 지적대로 정부간, 또는 정상간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여론도 좋지 않다. CNN은 “볼턴은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으나 국가 위에 자신을 둔 기회주의자와 겁쟁이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법원은 법무부의 출간금지 요청을 기각하면서도 볼턴이 누설금지 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 몰수와 형사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