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뜨는 달은 우리가 보기에 한 달을 주기로 같은 모양이 됩니다. 음력 15일에 뜨는 달을 ‘보름달’이라고 부르는데, 음력으로 그 달 초하루부터 처음 며칠 동안 볼 수 있는 달은 ‘초승달’이 맞을까요 아니면 ‘초생달’이 맞을까요?
한 달이 시작하는 즈음에 뜨는 달이니까 한자로 ‘초생(初生)’이 맞을 것 같지요? 그러나 이 경우에는 ‘초승달’이 맞습니다.
원래 이것은 ‘초생’이라는 한자에서 시작됐지만 ‘날 생(生)’자를 쓰는 부분이 ‘승’으로 바뀌어서 ‘초승달’이 된 것입니다.
한자어 ‘날 생(生)’은 우리말에서 ‘승’으로 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속담 가운데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도 있고, ‘
저승 길이 구만 리’라는 말도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이승’과 ‘저승’이라는 말 역시 한자인 ‘날 생(生)’이 ‘승’으로 바뀐 것입니다.
예쁘게 곡선을 그은 것 같은 눈썹을 가리켜서 ‘초승달 같은 눈썹’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초승달’은 동그란 원 모양에서 한쪽이 차지 않고 휘어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달 같은 것이 꽉 차지 않고 한쪽이 차지 않은 것을 가리켜서 말할 때 ‘이지러지다’라고 합니다. 간혹 ‘이즈러지다’로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것은 ‘이지러지다’를 잘못 알고 사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