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을 얕잡아 말할 때 ‘끄나불’이라고 할 때도 있고, ‘끄나풀’이라고 할 때도 있는데요, 여러분은 이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때는 ‘끄나풀’이라는 거센소리로 쓰는 것이 표준어입니다. 즉 ‘OO의 끄나풀 노릇을 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이죠. 표준어 규정에 보면 언어 변화 중 발음의 변화가 현저해서 종래의 표준어를 그대로 고수할 수 없는 것을 정리해 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끄나풀’과 같은 예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우선 여름철에 줄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 꽃이 있는데, 이 꽃은 ‘나발꽃’이 아니라, ‘나팔꽃’이 맞습니다. 그런데 ‘나발’과 ‘나팔’은 각각 독립적인 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막은 그 선의 안을 가리켜서 한자의 ‘사이 간(間)’자와 ‘칸’이 뒤섞여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이라는 말은 ‘초가삼간’과 같은 관용적인 표현에만 쓰기로 되어 있고, 공간의 구획이나 넓이를 나타낼 때는 ‘칸’을 씁니다. 예를 들어서 ‘방 한 칸’이라든가 ‘빈칸’ 또는 ‘칸막이’ 등과 같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등 칸’이라든가 ‘한 칸’, ‘두 칸’ 등과 같은 일반적인 용법에서는 ‘칸’만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