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아이들만 있으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치워놓은 뒤끝도 없이 집안을 복잡하고 뒤죽박죽으로 만들곤 하는데 이런 상태를 ‘난장판’이라고 하지요. 오늘은 이 ‘난장판’이라는 말이 어떤 뜻에서 시작된 것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어디나 그렇듯이 옛날 과거장에서도 수많은 선비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서 질서도 없고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몹시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이런 과거를 보는 마당에서 선비들이 떠들어대는 것을 일컬어서 한자의 ‘어지러울 란(亂)’자에 ‘마당 장(場)’자를 써서 ‘난장(亂場)’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 뒤에 ‘일이 벌어진 자리’라는 뜻을 가진 우리 고유의 표현인 ‘판’이라는 말이 붙어서 ‘난장판’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난장판(亂場-)’은 원래는 과거장에서 선비들이 떠들어대는 판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여러 사람이 뒤섞여서 어지럽게 떠들어대거나 뒤죽박죽이 된 판을 뜻하는 말로 바뀌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