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나 연휴를 이용해서 외국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까운 곳으로 갈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조금 먼 곳으로 가면 시차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음의 대화를 잘 들어 보십시오.
“집에 전화를 할까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몇 시쯤 됐을까?”
“지금 여기가 오후 5시이고, 여기가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느리니까 밤 1시네.”
“그러면 지금 전화하면 안 되겠구나.”
이 대화 내용에서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느리다’는 표현이 있었는데요, 이것은 맞는 표현이 아니죠. 많은 분들이 시간을 얘기할 때 ‘늦다’와 ‘느리다’를 혼동해서 사용하실 때가 많습니다.
‘느리다’란 말은 어떤 행동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빠르지 못하다는 뜻으로 ‘속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말이 느린 사람’이라든가 ‘일 처리가 느리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늦다’란 말은 어떤 기준이 되는 시간보다 이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린아이가 말할 시기가 됐는데도 말을 잘 못할 때는 ‘말이 느리다’고 하지 않고 ‘말이 늦다’고 하는 것이죠.
시간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속도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보다 8시간 느리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고, 이때는 ‘8시간 늦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