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다음의 대화 내용을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음식 맛이 어떠셨어요?”
“삼겹살을 재료로 한 것인데도 느끼하지 않고 아주 단백하고 좋은데요.”
음식의 맛을 표현할 때 종종 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단백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자막으로 나오는 곳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표현이지만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예문에서 들려드린 ‘단백하다’라는 말은 ‘다’ 밑에 ‘ㄴ’ 받침을 쓴 것인데, 실제로 이런 단어는 사전에 없고 다만 ‘단백(蛋白)’이라는 명사로만 나와 있습니다. ‘단백’은 ‘난백(卵白)’이라고도 하는 것으로, 조류나 파충류에서 알의 흰자위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식의 맛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는 뜻으로 말할 때는 ‘다’에 ‘ㅁ’ 받침을 쓰는 ‘담백하다’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담백(淡白)하다’는 것은 사람의 성격이나 색깔에 대해서 말할 때도 쓸 수 있는데요,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이라고 하면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는 뜻이고, ‘담백한 색’이라고 하면 빛깔이 진하지 않고 산뜻하다는 뜻입니다. ‘담백하다’와 비슷하게 쓸 수 있는 표현으로 ‘담박(淡泊)하다’도 있으니 참고로 함께 알아 두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은 형태와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운 ‘단백하다’와 ‘담백하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