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외국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내레이터가 설명하는 내용 중에 안내 표지판에 한국어로 된 것이 있는 것을 보고는 ‘한국 관광객의 비중이 크나 보다.’라고 말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들으시기에 ‘크나 보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우십니까?
동사나 형용사 뒤에 ‘-은가 보다’나 ‘-나 보다’와 같은 형태로 써서 앞의 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를 추측하거나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사의 경우는 뒤에 ‘-나 보다’의 형태를 써서 ‘눈이 오나 보다.’라든가 ‘땅이 젖은 걸 보니 비가 왔나 보다.’와 같이 쓰게 됩니다.
그리고 형용사의 경우는 뒤에 ‘-ㄴ가 보다’나 ‘-은가 보다’의 형태를 써서 ‘옷이 좀 큰가 봐요.’라든가 ‘기분이 좋은가 봐요.’와 같이 쓰지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내용에서 나온 ‘비중이 크다’의 경우는 ‘크다’가 형용사이기 때문에 ‘크나 보다’가 아니라 ‘큰가 보다’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명사 뒤에 올 경우에는 ‘영미 씨 열쇤가 봐요.’ 또는 ‘외국 사람인가 봐요.’와 같이 말합니다.
앞에 오는 말이 동사냐 형용사냐에 따라서 뒤에 쓰는 표현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