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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거치른, 푸르른

2009-09-07

많은 분들이 즐겨 부르시는 노래 가운데 ‘젊은 그대’라는 곡이 있는데, 가사를 보면 ‘거치른 들판으로 달려가자.’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노래 제목에는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이라는 곡도 있고, ‘푸르른 날’이라는 곡도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세 곡에 나오는 ‘거치른’과 ‘푸르른’이라는 말은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먼저 ‘거치른’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이것은 ‘거친’이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땅이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농사짓기에 부적당한 것을 뜻하는 말은 ‘거칠다’이고, 이것을 관형형으로 사용할 때는 ‘거치른’이 아니라 ‘거친’이 맞는 것입니다. ‘거칠다’처럼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에 활용을 잘못하는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녹슬은 철도’라든가 ‘내가 만들은 음식’은 각각 ‘녹슨 철도’와 ‘내가 만든 음식’이 맞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푸르른 날’에서처럼 ‘푸르른’이라는 활용형이 나올 수 있으려면 ‘푸르르다’라는 표현이 있어야 하는데 사전에 이런 단어는 없습니다.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또는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한 색을 나타내는 ‘푸르다’는 ‘푸른, 푸르러, 푸르니’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것은 ‘푸른 날’이 맞는 표현입니다. 시에는 운율이 있기 때문에 시적인 표현을 하려다 보면 맞춤법에서 어긋나는 것들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가 아닌 일반 글이나 말에서는 정확하게 ‘푸른’이라고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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