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원인으로 인해서 그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요, 어떤 결과가 왔느냐에 따라서 같이 쓸 수 있는 표현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에 들려드릴 예문에서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지 못하고 즉흥적으로 대응한 것이 우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잘못 사용된 표현을 찾으셨습니까?
네, 여기서는 ‘기여했습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기여하다’는 일반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이바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말할 때에 한해서 쓸 수 있습니다. ‘우리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는 ‘의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예문에서처럼 ‘그동안 책임 있는 자세를 갖지 못하고 즉흥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기여하다’를 쓸 수 없고, 이와 같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는 ‘작용하다’ 같은 표현을 쓸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는 ‘우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크게 작용했습니다.’ 또는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정도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유지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