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결혼할 때 여자가 혼수로 가져가는 품목 중에 장롱(欌籠)이 들어 있었는데, 요즘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붙박이장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일이 많아서 장롱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 집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장롱’이라고 하면 옷과 이불을 넣어 두는 가구로 부르고 있는데, ‘장롱’이라는 말은 ‘장(欌)’과 ‘농(籠)'을 합쳐서 부르는 것이지요.
먼저 ‘장(欌)’은 옷장, 찬장, 책장과 같이, 물건을 넣어 두는 가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형태에 따라서 ‘단층장, 2층장, 3층장’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장’은 몸체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층과 층을 따로 분리할 수가 없고, 또 ‘개판(蓋板)’이라는 것이 있어서 맨 위에 모양을 내기 위한 나무를 대게 돼 있습니다.
반면에 ‘농(籠)’은 한 층씩 따로 된 같은 모양과 크기의 것을 위 아래로 배치한 것으로, 몸체는 층별로 아래 위짝이 분리돼 있습니다. 그리고 ‘농’은 원래 대나무로 만든 것이었지만, 껍질을 벗긴 버들가지나 싸릿개비 같은 것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농’이 ‘장’과 다른 점은 하나의 몸체가 아니라는 것과, 앞서 말씀드린 ‘개판’과 네 기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장롱’이라고 할 때는 한자의 원래 음대로 두 번째 음절의 첫 소리를 ‘ㄹ’로 써서 ‘롱’이라고 쓰지만, 그냥 ‘농’이라고만 할 때는 두음법칙에 따라서 ‘ㄴ’을 써서 ‘농’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