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다음의 대화를 잘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부장님 표정이 좀 안 좋아 보이시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무슨 걱정이 계신가 봐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상사의 기분이 안 좋으면 아무래도 사무실 분위기에도 영향이 있겠지요. 방금 들으신 대화에서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것이 무엇인지 찾으셨는지요.

그것은 ‘무슨 걱정이 계신가 봐요.’에서 나온 ‘계시다’라는 표현입니다. 본래 ‘있다’라는 말은 크게 존재의 의미와 소유의 의미로 나눌 수 있는데요, 존재의 높임말은 ‘계시다’입니다. 예를 들어서 ‘사장님은 어디에 계세요?’ 또는 ‘회의실에 계십니다.’와 같이 존재의 뜻으로 사용할 수 있지요.

반면에 소유의 의미로 쓰일 때 ‘있다’의 높임말은 ‘있으시다’입니다. 예를 들어서 ‘오늘 시간 있으세요?’처럼 사용할 수 있겠지요.
앞서 들으신 대화에서는 부장님에게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다는 뜻이기 때문에 소유의 의미로 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때는 ‘걱정이 계신가 봐요.’가 아니라 ‘걱정이 있으신가 봐요.’라고 고쳐서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방송에서 ‘궁금한 점이 계시면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궁금한 점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역시 소유의 의미로 보고 ‘계시다’ 대신 ‘있으시다’를 써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