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되바라지지 않고 좀 어리석어 보인다고 할 때 ‘어리숙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이것은 ‘어수룩하다’를 잘못 알고 사용하는 것이지요.
‘좀 어수룩해 보인다고 그 사람을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코다쳐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데요, 이 예문 끝 부분에 나온 ‘큰코다치다’는 크게 봉변을 당하거나 무안을 당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 표현을 글자로 쓸 때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일이 종종 있더군요. 일반적으로 ‘큰’과 ‘코’ 그리고 ‘다치다’를 세 부분으로 나눠서 띄어 쓰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은 한 단어로 돼 있기 때문에 다섯 음절을 모두 붙여서 쓰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말에는 이와 같이 많은 음절로 된 말이지만 모두 붙여서 쓰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작은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귀가 조금 먹었다는 뜻인 ‘가는귀먹다’와 볼 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는 뜻인 ‘보잘것없다’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어서 찾을 수가 없다는 뜻의 ‘온데간데없다’ 그리고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인 ‘안절부절못하다’를 모두 붙여서 쓴다는 것도 함께 알아 두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