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단어 중에는 한글 표기 형태는 같지만 발음은 다르게 하는 표현들이 종종 있는데요, 대개 그 단어를 이루고 있는 한자가 달라서 나타나는 현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글로 ‘오점’이라고 쓰는 것을 [오ː점]이라고 읽을 때도 있고 [오쩜]이라고 읽을 때도 있지요. [오ː점]은 점수를 나타내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오쩜]은 ‘더러운 점’ 또는 ‘명예롭지 못한 흠이나 결점’이라는 뜻으로, 흔히 ‘오점을 남기다’와 같은 식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면 [강권]으로 발음되기도 하고 [강꿘]으로 발음되기도 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친구에게 모임에 가입하라고 강권[강권]했다.’
‘경찰은 강권[강꿘]을 발동하여 집회를 해산하였다.’
첫 번째 예문에서 나온 ‘강권[강권]’은 ‘힘쓸 강(强)’자에 ‘권할 권(勸)’자를 쓰는 것으로, 내키지 않는 것을 억지로 권하는 것을 뜻하는데 [강권]이라고 예사소리로 발음합니다. 반면에 두 번째 예문에서 나온 ‘강권[강꿘]’은 ‘권세 권(權)’자를 쓰고 ‘강한 힘을 가진 권력’ 또는 ‘국가가 사법적, 행정적으로 행사하는 강력한 권력 작용을 뜻하는 것으로 [강꿘]이라고 된소리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표기 형태는 같아도 어떤 한자로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표현들은 각별히 주의해서 발음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