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뭔가 해도 되는지 물어본다든지 자기의 의견을 제시했을 때 상대방이 하도록 들어주는 것을 ‘허락(許諾)’이라고 하지요. 이와 비슷한 의미가 있는 표현으로 ‘승낙(承諾)’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허락’과는 달리 ‘승락’이라고 쓰지 않고 ‘승낙’, 즉 두 번째 음절을 ‘ㄴ’으로 씁니다.
간혹 ‘허락’과 마찬가지로 생각해서 ‘승락’이라고 쓰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신데요, 이것은 발음과 마찬가지로 표기도 ‘승낙’이라고 합니다.
한글 맞춤법에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속음’이라는 것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일반 사회에서 쓰는 음을 말하는데, ‘승낙’의 경우에 본음은 [락]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발음하기 편한 [승낙]으로 읽기 때문에 이 현실 발음을 수용해서 ‘승낙’으로 적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의 경우로 ‘토론’과 ‘의논’이 있습니다. ‘토론(討論)’과 ‘의논(議論)’은 모두 두 번째 음절을 ‘의논할 론(論)’자를 쓰지만, 하나는 ‘론’이라고 쓰고 다른 하나는 ‘논’이라고 쓰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같은 한자를 쓰는 단어들이지만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정확하게 구별해서 쓰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