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얘기할 것이 없습니다.’
‘이것만 도와주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더 이상 참지 않겠어요.’
지금 들으신 예문에서 ‘더 이상’이라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셔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더 이상’은 올바른 우리 식 표현이 아닙니다.
이 말은 아마도 영어의 ‘not … any more’를 번역한 ‘더 이상 …지 않다’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사전에서 ‘더’라는 말을 찾아보면, ‘어떤 기준보다 정도가 심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를 뜻하는 부사라고 돼 있습니다. 또 ‘이상(以上)’은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은 것’을 의미하는 명삽니다.
결국 ‘더 이상’이라는 말은 ‘더’라는 말 안에 이미 ‘이상’의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의미가 중복되는 것이죠. 그리고 ‘더’와 ‘이상’의 반대말인 ‘덜’과 ‘이하’가 만나서 ‘덜 이하’라는 표현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더 이상’이라는 표현도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이라는 표현 대신 어떤 것을 쓰는 것이 좋을까요?
이때는 그냥 ‘더’만을 쓰거나 ‘더는’이라는 표현으로 바꿔서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예문 중 하나인 ‘이제 더 이상 얘기할 것이 없습니다.’는 ‘이제 더 얘기할 것이 없습니다.’ 또는 ‘이제 더는 얘기할 것이 없습니다.’로 고쳐 말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