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소식을 전할 때 손으로 쓴 편지보다는 전화나 전자우편 등으로 할 때가 더 많아졌습니다. 신속하고 편리하다는 면에서는 좋아졌지만 인간적인 정은 많이 사라져서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글을 쓸 때는 생각나는 대로 막힘없이 한 번에 써 내려갈 때도 있지만, 여러 번 생각하고 쓴 내용을 고치고 다듬고 하면서 글을 완성할 때가 더 많지요. 이와 같이 시문을 지을 때 자구(字句)를 여러 번 생각해서 고치는 것을 ‘퇴고(推敲)’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밀 퇴(推)’자와 ‘두드릴 고(敲)’자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말이 나온 것은 중국 당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생각하는 시에는 ‘중이 달빛 아래서 문을 두드린다’라는 시구가 있었는데, ‘문을 두드린다’ 부분을 한자의 ‘밀 퇴(推)’자를 쓸지 아니면 ‘두드릴 고(敲)’자를 쓸지 고심했습니다. 그래서 한유(韓兪)라는 당대의 문장가에게 물으니까 그는 ‘두드릴 고(敲)’자를 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후부터는 지은 글을 고치는 것을 ‘퇴고’라고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간혹 이것을 ‘추고’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것은 한자 ‘밀 퇴(推)’자가 ‘옳을 추’자로도 읽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구(字句)를 여러 번 생각해서 고치는 것은 ‘추고’가 아니라 ‘퇴고’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