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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햇감자, 해콩, 햅쌀

2011-04-05

쌀이나 콩 같은 곡식 종류를 구입할 때는 묵은 것보다는 그 해에 새로 생산돼 나온 것을 찾게 되지요. 이처럼 새로 나온 것을 말할 때는 ‘햇과일’이나 ‘햇감자’처럼 명사 앞에 ‘그 해에 난’ 것이라는 뜻을 더해 주는 관형사 ‘햇-’을 붙여서 표현합니다.

그런데 그 해에 난 콩은 ‘햇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앞서 말씀 드린 ‘햇과일’이나 ‘햇감자’와는 표기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때는 ‘해’ 밑에 ‘ㅅ’ 받침을 쓰지 않고 그냥 ‘해’와 ‘콩’을 붙여서 ‘해콩’이라고 하지요.

그것은 접두사 ‘위-’나 ‘윗-’과 같은 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인데, 뒤에 오는 명사의 첫 음이 거센소리나 된소리일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아서 ‘해콩’이라고 쓰는 거죠. ‘콩’ 이외에도 ‘팥’이나 ‘쑥’ 같은 것도 각각 거센소리와 된소리로 시작되기 때문에 모두 사이시옷을 안 쓰고 ‘해팥, 해쑥’ 이렇게 씁니다.

그렇다면 ‘쌀’의 경우는 어떨까요? 된소리로 시작하니까 ‘해쌀’이라고 하면 될 것 같지만 이것은 ‘해’밑에 ‘ㅂ’ 받침을 써서 ‘햅쌀’이라고 합니다. ‘쌀’이라는 말은 중세 국어에서 단어 첫머리에 ‘ᄡ’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단어 첫머리에 ‘ㅂ’음을 가지고 있었던 이 말은 독립된 형태로 쓰일 때는 ‘ㅂ’음이 나타나지 않지만, 다른 단어나 접두사와 결합될 때는 두 형태소 사이에서 ‘ㅂ’음이 발음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접두사 ‘햇-’과 ‘쌀’이 결합되면 ‘햇쌀’이 아니라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ㅂ’음의 영향을 받아서 ‘햅쌀’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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