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는 일본식 한자어가 꽤 많이 있습니다. 워낙 숫자도 많고 자주 사용하다 보니까 그냥 우리식 한자어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들도 적지 않은데요, 오늘은 그와 같은 표현을 두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직장에서 뭔가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그 사건이 어떻게 해서 일어나게 됐는지를 자세하게 문서로 적어 낼 때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를 가리켜서 말할 때 보통 ‘시말서(始末書)’를 쓴다고 하지요.
‘시말서’는 ‘처음 시(始)’자와 ‘끝 말(末)’자 그리고 ‘글 서(書)’자를 쓰는데, 이것은 일본어식 한자어 표현이고, 우리식 표현으로 바꿔 보면 ‘경위서(經緯書)’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일이 벌어진 경위, 즉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적은 서류’를 말하는 것이지요.
또 ‘차도와 인도 또는 차도와 가로수 사이의 경계가 되는 돌’을 가리켜서 ‘연석(緣石)’이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일본어식 한자업니다. 한자의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가장자리의 돌’이라는 뜻인데요, 우리식 표현으로 다듬어 보면 고유어인 ‘갓돌’ 또는 한자어인 ‘경계석(境界石)’ 정도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