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고 우연히 어떤 곳에 갔는데 그곳에서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보통 ‘먹을 복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와 같은 상황을 뜻하는 관용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리가 길다’입니다. 이것은 ‘음식 먹는 자리에 우연히 가게 되어 먹을 복이 있다’는 뜻으로, 예를 들어 ‘뭐 먹을 때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오는 것을 보면 저 친구 참 다리가 길지.’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다리가 길다’라는 관용구의 반대되는 것은 ‘다리가 짧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리가 짧다’라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흠이 있거나 지체가 낮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리’는 우리 신체의 일부분이 아니고 ‘예전에, 여자들의 머리숱이 많아 보이라고 겹쳐 넣었던 딴머리’를 뜻하는 것입니다.
‘다리가 길다’와 같은 뜻을 가진 관용구로 ‘발이 길다’ 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길다’ 대신 ‘짧다’를 쓰는 관용구 ‘발이 짧다’는 ‘먹는 자리에 남들이 다 먹은 뒤에 나타난다’는 뜻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발이 짧은 것을 보니 먹을 복이 없는 거로구나.’와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