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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적포도주는 불로장생의 약인가?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7-02-25

적포도주는 불로장생의 약인가?
‘French Paradox’라는 말을 아시나요?
프랑스 사람들의 역설, 프랑스 사람들이 건강한 특별한 이유라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다른 서구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빵이나 육류 같은 식사를 통하여 포화지방을 많이 먹는 편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에 덜 걸리고 더 오래 산다는 말을 의미한다. French paradox의 주창자인 프랑스 심장병 전문의 세르지 르노 박사는 1992년 하루에 적포도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심장병, 암에 의한 사망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의학잡지 “란셋”에 발표하였고, 이후 포도주는 단순히 기호 식품이 아닌 건강식품으로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 논문에 대한 찬반의견이 매우 많지만, 이후 적포도주가 왜 몸에 이로운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이 되었는데, 미국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팀은 과학 전문잡지 "네이처" 에서 적포도주 속에 포함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성분이 질병예방과 인간수명 연장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포도주의 심장병예방, 항암효과와 더불어 생명연장의 기적의 음료로 기대를 모으게 되었다. 하버드 의대 싱클레어 박사팀의 발표에서는 적포도주의 레스베라트롤이 몸속에 시르투인(Sirtuin)이라는 효소의 생산을 증가시켜 생명연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02년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연구진에 의해 밝혀진 시르투인은 수명 연장과 관계가 있는 세포 호흡을 증가시키는데,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시루투인의 증가로 생명연장의 가능성을 가진다는 것이 발표의 요점이다. 그러나 이 연구는 실험대상이 사람이 아니고 곰팡이의 일종인 효모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서 실제로 인간의 수명에 대한 효과는 밝혀진 것이 아니다.

왜 적포도주가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일까?
현재까지 연구한 결과로는 적포도주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물질이 많이 들어있는 편이라는 정도이다. 음식에 들어있는 항산화물질을 비롯한 각종 영양물질을 파이토케미칼(phytochemical)이라 하며, 이런 파이토케미칼은 야채 및 과일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예를 들면 블루베리나 딸기, 아로니아 등에 많이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카레에 많은 커큐민, 사과에 많은 쿼세틴, 녹차에 많은 카테킨 등등이 모두 항산화 효과를 가지는 폴리페놀 성분이다. 현재도 파이토케미칼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인데, 적포도주 속에 많다는 레스베라트롤도 대표적인 폴리페놀 성분의 파이토케미칼 중 하나이다. 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킨 적포도주에는 폴리페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노화방지 효과도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수 발표되었는데, 껍질을 제거후 발효시킨 백포도주나 로제와인엔 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주로 붉은 포도 껍데기에 많은 성분임을 알 수 있다.

항산화 물질이 우리 몸에 필요한 이유는 우선 활성산소의 정체를 알아야 하는데, 활성산소는 한마디로 체내의 배기가스다. 사람은 산소없이 살 수 없는데, 체내로 흡수된 각종 영양소들은 반드시 산소와 결합한 후 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에너지 생산작용이 일어난 후에는 부산물 찌꺼기가 생기기 마련이고 이것이 바로 활성산소인데, 사실 활성산소도 체내에서 해로운 물질을 방어하고 살균해주는 이로운 성분이기도 하나, 문제는 이 활성산소가 너무 많이 생산되면 되려 인체를 공격해 동맥경화, 심장질환, 고혈압 등과 같은 성인병과 노화를 촉진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해로운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것이 바로 레스베라트롤같은 항산화 물질이다.

따라서 적포도주는 건강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그런데 작년 7월에 독일 과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레스베라트롤 한가지만 생각해보았을 때, 제대로 항산화 작용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하루에 1g 정도를 섭취해야 하는데, 포도주 한병에는 많아야 레스베라트롤 5mg정도가 들어 있으니, 항산화 작용이 충분히 생기도록 하려면 하루에 적포도주를 최소한 200병은 마셔야 한다는 말이다. (Adv Nutr. 2016. 15;7(4) How much wine do you have to drink to stay health?) 항산화 효과가 생기기 전에 알콜 중독이나 간 손상으로 죽을 수도 있을 정도의 양이다. 적포도주가 가지는 긍정적 효과를 무시할 수 는 없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음주는 오히려 고혈압, 지방간, 심혈관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적포도주의 항산화 효과라기보다는 적당량의 음주가 오히려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는 것이다. 따라서 와인이라도 적당량을 마시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하루당 포도주 300cc이며 작은 와인잔으로 대략 2-3잔 정도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음식의 무슨 성분이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에 대해 지나친 기대보다는 항산화효과를 가진 폴리페놀 성분의 파이토케미칼이 풍부한 과일, 야채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현명한 식생활이라 할 수 있고 더불어 단백질, 지질등도 고려한 균형잡힌 적정 칼로리의 식사가 건강의 유지, 증진을 위해선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것도 한가지 과일이나 야채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과일, 야채를 섭취하는 것이 각각의 고유 항산화물질을 섭취할 수 있어서 더 바람직하다.

또 한가지 더 중요한 것은 아예 몸속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생활을 습관화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활성산소 발생의 원인, 즉 담배를 피운다거나 탄 음식을 먹는 행위, 햄버거, 피자와 같은 정크푸드 종류를 즐기거나 과식하는 식습관,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들은 활성산소를 촉진하는 습관들이다.

결론적으로 적포도주는 건강장수의 명약이 아니다.
생명연장과 불노장생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었고 현재도 그렇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이나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된 바는 없고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서는 노화의 방지, 생명의 연장을 위해선 이런 항산화 물질의 섭취도 중요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균형 잡힌 적정 칼로리의 식사, 규칙적 운동, 비만의 예방, 금연 등의 건강생활습관이라는 점, 꼭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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