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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봄철 피로감(춘곤증)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7-04-22

봄철 피로감(춘곤증)
아침저녁으로 아직 쌀쌀한 기운이 돌기는 하지만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이다. 봄을 생명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꽃이나 나무에게는 적당한 표현인지는 몰라도, 노인 분들에게 봄은 피로가 누적되고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연보를 확인해보면 고혈압, 심장병, 호흡기질환 등의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늦겨울부터 봄철에 이르는 기간에 사망하는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가 있다. 그 이유는 추운 겨울 웅크리고 있던 몸을 좀 더 자주 움직이게 되면서 혈액순환의 부족현상, 관절의 통증 악화, 낙상의 발생, 호흡기 질환 발생 등이 더 많아지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봄철에 흔히 발생하는 여러 가지 건강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제일 흔히 생기는 춘곤증, 즉 봄철 피로감부터 알아본다.

춘곤증의 증상
봄철 건강악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생체리듬의 급격한 변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듯이 날씨가 풀리면서 찾아드는 불청객 중의 하나가 소위 ‘춘곤증(春困症)’이라는 봄철의 피로증상이다. 활력이 떨어지고 온 몸이 나른하다. 잠을 설치기도 하고 또 잠을 자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졸음이 쏟아진다. 식욕부진이나 소화장애도 잘 생기고, 몸살이나 감기기운이 있는 것처럼 미열과 두통, 전신의 근육통이 생기기도 하며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래서 만사가 귀찮기만 하고 마냥 푹 쉬고 싶은 생각만 든다.

발생원인
이러한 춘곤증은, 밤시간이 길고 기온이 낮아서 두꺼운 옷을 껴입고 활동량이 적던 겨울로부터 낮시간이 길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는 봄으로 넘어가는 외부환경에 우리 몸이 빨리빨리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춘곤증이 생기는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전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밤시간의 감소에 따른 생리적인 수면부족 현상이다. 인간의 몸속에도 밤과 낮을 구분하고 감지해내는 시계가 있는데 이를 ‘생체시계’라고 한다. 이 생체시계의 주기는 일상적인 하루의 길이인 24시간보다 약간 길어서 대략 25시간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점점 늦게 자고 아침잠이 많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봄철이 되면서 밤시간이 점차 짧아지고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우리 몸은 점점 더 수면시간이 부족한 현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혈액순환의 변화에 따른 반응이다. 봄이 되면서 겨울보다 일조량이 늘어나고 기온이 올라가며 활동량이 늘어나면 웅크리고 있던 겨울에 비해 전신 그리고 피부나 말초기관으로 혈액의 흐름이 늘어난다. 그만큼 두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집중력의 저하, 어지럼증, 졸림 등과 같은 두뇌의 피로현상이 많아진다.

셋째는 필수영양소의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피로감이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봄철에는 외부 기온의 변화가 심하며, 신체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매우 활발해진다. 그만큼 에너지와 영양소 특히 비타민 성분의 소비가 많아지게 되므로 필수영양소나 미량영양소의 상대적인 결핍현상이 많아지는 것이 봄철의 생활이다(비타민 소모량은 겨울철보다 3-10배까지 늘어남).

이러한 외부환경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기간은 최소한 2주일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일기가 변하는 봄철에는 적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체온보호를 위해 피부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자주 일어나고, 심장박동의 변화도 많다. 카테콜아민이나 인슐린, 멜라토닌 등의 각종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진다. 따라서 별로 힘든 일을 하지도 않는데 몸에서 소비되는 예너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더 힘에 부치고 쉽게 지치며 피로감의 누적이 심할 수밖에 없다.

합병증의 위험
평소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분들은 이러한 봄철 환절기 동안에 늘어나는 신체 부담감으로 병이 더 깊어지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춘곤증은 겨울동안 운동이 부족하고 피로가 누적된 사람들에게 더 심하다. 스트레스가 많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도 피로증상이 더 많이 생기므로 견디기가 힘들다.

봄철피로(춘곤증)의 예방과 관리
이와 같은 봄철 피로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지내려면, 건강관리를 위해 우리가 평소에 익히 알고있던 건강상식을 실천하는 일 외에는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춘곤증과 같은 피로감이나 그에 따른 만성질환의 악화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여 생체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잠자는 시간을 7-8시간 정도 충분히 가지도록 하면서 취침 및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만성피로감을 막을 수 있다. 충분한 시간동안 숙면을 취하려면 좀 나른하더라도 낮잠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졸음이 심하면 5-10분 이내의 잠깐동안의 낮잠은 피로감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길어지면 더 피로감이 심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신에 저녁에는 가능한 한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2) 빠른 시간내에 봄철 환절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햇볕을 많이 쪼이는 것이 좋기 때문에 오전 오후 30분 정도씩 햇볕을 쪼이면서 동네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3) 면역력 증가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식생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을 거르고 무기력한 오전을 보내면 오후 식곤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간단하게라도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 두부, 채소 등이 포함된 아침식사를 권하며, 점심은 가능한 한 과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저녁은 잡곡밥과 봄나물을 포함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 봄철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4) 봄은 운동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특히 야외에서 적당한 햇볕을 쬐면서 몸을 펴고 늘려주는 이완체조, 산책, 속보, 등산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면 봄철피로감의 예방과 만성질병 악화를 방지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의욕만 앞서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무리한 계획으로 운동을 과하게 시작하면 오히려 피로감이 더 심해지고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한번에 30분 내외의 시간동안 걷기운동이나 가벼운 조깅정도의 운동을 매일 꾸준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다.
5) 운동후 냉온교환욕을 하는 것도 피로감 극복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분들은 냉온욕은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6) 피로하다고 처음부터 약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버리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만 피로해도 약국으로 달려가 피로회복제나 강장제를 사서 먹거나 보약을 찾는 잘못된 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사먹는 피로회복제는 사실 그 성분을 따져보면 별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비타민제에다 카페인성분을 첨가한 것이 대부분의 피로회복제의 성분이다. 비타민제는 물론 적절히 섭취하면 도움이 되지만, 각성효과가 있는 카페인은 커피나 콜라에도 많이 들어있는데 실제로 졸린 증상이나 피로감을 없애주고 정신집중이나 두뇌회전을 좋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며 나중에는 오히려 불안증이나 두통, 구역질, 불면증 같은 증상이 생기고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더 심한 피로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또다시 피로회복제를 사먹게 되는 악순환을 겪으면서 습관성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무슨 병이든지 다 마찬가지지만 피로감을 약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 적절한 영양관리나 운동요법으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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