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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노년기를 괴롭히는 ‘변비’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7-04-29

노년기를 괴롭히는 ‘변비’
변비는 노인 분들에게 매우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이다. 65세 이상 노인 중 1/5, 85세 이상의 1/3에서 반복적인 변비증상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또 변비 증상으로 의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2/3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이고, 실제로 노인 분들 중의 많은 사람들이 변비약을 상시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비는 약을 복용하기 전에 각종 생활요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도, 노인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변비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렇지 않아도 약물복용이 많은 노인분들께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변비는 치료해야 하는 질병임에는 틀림이 없다. 변비가 악화되면 변비에 의한 장폐색, 변실금, 장염전(꼬임), 딱딱한 대변이 방광출구를 막아서 생기는 배뇨장애, 숙변에 의한 장파열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대장 용종이나 대장암도 변비가 심한 경우에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변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왜냐하면 변비증상은 주관적인 느낌인 경우가 많아서 각자 서로 의미하는 바가 다른 때가 흔하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변비란, 다음 중 두가지 이상에 해당하면서 그 기간이 3개월 이상 장기간 동안 지속되는 것이라야 한다.
- 일주일에 대변보는 횟수가 2번 이하이다 (하루에 3번부터 일주일에 세 번까지 정상범위)
- 대변을 볼 때마다 힘을 주어야 한다
- 대변이 단단하고 딱딱해서 대변볼 때 항문에서 피가 나는 경우가 많다
- 대변을 보고나도 무지럭하게 대변이 남아있는 느낌이 있다
- 항문에서 대변이 꽉 막히는 느낌과 함께 대변보는 시간이 10분 이상 걸린다.

이 중에서도 더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대변이 얼마나 딱딱한가 하는 것이다. 즉, 일주일에 한두번만 대변을 보더라도 부드럽게 대변을 잘 볼 수 있다면 실제적인 변비는 아니라는 말이다.

변비의 원인
노화에 따라 변비가 생길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우선 장운동이 느려지면서 대변의 배출속도(장 통과시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 장의 신경세포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직장과 항문주변의 신경위축과 괄약근의 수축력이 약해져서 대변을 밀어내는 힘이 줄어드는 것도 대변을 부드럽게 보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들면 변비증상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노화현상과 변비는 직접적인 큰 관련성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노화자체 보다는 나이 들면서 발생하는 다른 문제 즉, 활동량이 줄어들거나 음식섭취량 특히 섬유질음식 섭취와 수분섭취가 적어지는 것, 그리고 동반질환이나 복용약물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주로 변비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특히 여러 가지 복용 약물은 변비의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우울증 치료제나 진통제, 혈압약(그 중에서도 칼슘길항제), 영양제처럼 복용하는 칼슘약, 철분약 등이 변비를 잘 일으킨다.
게다가 관절통이나 거동장애 때문에 생기는 운동부족은 변비를 더욱 악화시키기 마련이고, 각종 신경계 질환(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등), 탈수현상, 치아부실로 잘 씹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식이섬유 섭취의 부족, 당뇨나 갑상선질환 등도 매우 중요하다. 물론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대장암이나 직장암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복통이나 직장출혈, 체중감소, 빈혈 등의 다른 증상들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변비가 생긴 원인을 확인하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변비에 대한 자세한 증상, 약물 복용력, 식이섭취의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신체적, 정신적, 기능적 검사가 철저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변비가 있는 경우에도 폋가지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한데 주로 빈혈이나 전해질, 혈당 검사, 간기능과 갑상선 기능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보는 직장수지 검사나 복부 X-선 촬영, 대장내시경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변비의 비약물요법
실제로 심하지 않은 변비라면 가급적 변비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금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실시하는 운동이며, 식사를 할 때에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현미, 채소, 껍질을 까지 않은 과일, 딸기, 미역이나 다시마, 콩 등)을 먹으면서 음식량을 조금 늘려보도록 권하며, 수분섭취를 많이(하루 8잔 이상) 늘리도록 한다. 이러한 생활습관 변화는 변비만 좋게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만성질환 즉, 심장병이나 뇌졸중, 낙상 등의 노인성 질환도 막아준다.
마비나 관절장애로 걷기 운동을 못하는 경우라도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도 복근운동을 하거나 항문에 힘을 주는 골반근육 운동을 하면 좋고 배 마사지를 열심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변을 보는 시간을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매우 좋은 변비 치료법이다.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서는 의사와 상의하여 변비를 일으키는 약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여 다른 약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미국 소화기학회 학술잡지에 변비해소를 위해서는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물론 잘 알려진 대로 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 규칙적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내용이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섭취, 즉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연구에서 강조되었다. 앞에서 말한대로 변비에서 중요한 것은 횟수보다는 변의 단단한 정도가 훨씬 더 문제라고 하였는데, 수분섭취를 많이 하는 경우에는 대변의 굳기를 부드럽게 해줄 수 있어서 대변보기가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만약 대변을 좀 더 자주 보기를 원한다면 운동과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고 단단한 대변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이 연구보고의 결론이다.

변비의 약물치료
노인의 변비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대변을 묽게 해주는 약과 대변양을 늘려주는 팽창성 변비약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며, 만약에 이런 약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장 운동을 촉진시켜주는 약을 잠자기 전에 1-3알 정도 사용할 수 있고, 필요시마다 좀 더 강하게 대변을 묽게 만들고 밀어내어주는 약을 병용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렇게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정 대변이 나오지 않는 분들에게는 기름기 성분이나 물로 관장을 할 수도 있다. 직장 출구에서 대변이 막혀서 잘 나오지 않으면 처음부터 좌약을 규칙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비약을 너무 장기간 사용하면 변비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변실금을 잘 일으키며, 심한 경우 직장암, 대장암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비약물요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본 다음에 사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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