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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노년기 수술, 받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7-05-06

노년기 수술, 받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몇 주 전에, 평소 대변이 잘 안나오고 속이 더부룩하며 최근에는 대변에 피가 약간 섞였다고 하시면서 방문한 85세 할머님께 위와 대장 내시경을 실시하였더니, 대장에 큰 혹이 발견되었고, 조직검사 결과에서 대장암이 확인되었다. 수술을 받으라고 권유하였으나 이 나이에 무슨 수술이냐고 절대로 수술을 받지 않으시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다.
또 78세 할아버님 한분은 몇 년전부터 소변 보시는 것이 시원찮고 자주 마려워서 검사결과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꾸준히 약물복용을 해 왔으나 최근 몇 달사이에 몇 번씩 소변이 영 나오지 않을 정도로 불편해져서 결국 얼마전에 전립선 수술을 받으셨다.

고령화시대를 맞이한 요즘은, 백내장 수술이나 담낭수술, 전립선 수술은 물론이고 관절염이 심하거나 골절을 당해서 무릎이나 고관절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분도 많고, 각종 암도 많이 생겨서 수술을 받는 노인분들이 정말 많아졌다. 그렇지만 사실 이런저런 이유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를 받은 노인분들이나 가족들은 걱정이 많다. 이 나이에 수술을 받아도 괜찮을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어떡하나? 그냥 이대로 참고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물론 나이드신 분들의 수술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위험성도 높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외과의사들도 자신없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점차 수술의 기술이나 방법이 좋아지면서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수술이 필요하면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 결론이다. 점차 많은 노인분들이 수술을 받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경우보다는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술이 힘들 정도로 질병이 심해져서 회복 가능성이 적은 중증질환 상태라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 외 질병에 대한 수술에서는 노인분들도 적극적인 태도로 긍정적인 검토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어차피 요즘은 100세까지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니 앞으로 남은 여명이 3-4년 정도가 아니라 10년-20년 정도인 점을 생각한다면 불편한 몸을 계속 참으면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병 전문의사들은 70대의 연령을 노년기 수술의 가장 적절한 시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상태도 비교적 좋은 상태이고 실제로 노인성 질병이 제일 잘 생기면서도 적극적인 건강검진을 통하여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도 쉬우며, 수술같은 큰 치료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70대 연령을 100세 건강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더라도 백내장 수술을 받은 70대 이상 고령 환자는 2008년 12만8664명에서 2013년 24만3840명으로 두 배정도 증가했고, 척추수술도 같은 기간 3만1582건에서 5만9426건으로 늘었다. 전립선 수술을 받는 환자도 계속 증가추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의 노인이라면, 수술을 받기전에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에 임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꼭 필요하다. 특히 수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여야 그 경과도 더 좋은 것이 사실이므로,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담당의사와 잘 의논하여야 한다.

무슨 수술을 왜 받아야 하는가?
수술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가?
수술을 받지 않으면 무슨 문제가 생기나?
수술을 하고 나면 내게 무슨 문제가 생길 수 있는가?
그런 수술후 발생하는 문제점 때문에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내 생활이나 행동은 어떤 것인가?
회복되는 데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
담당의사는 이런 수술에 얼마나 숙달이 되어 있는 사람인가?
마취는 어떻게 하나? 전신마취인가, 부분마취인가? 이런 마취의 부작용은 뭘까?
이런 수술을 받은 사람이 주변에 있나? 그런 사람들의 수술 결과는 어떤가?

제일 중요한 것은 수술을 담당할 의사가 마음에 들고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 외과의사는 담당전문분야가 따로 있고, 그에 합당한 수술경력과 자격이 있으므로 그에 맞는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얼마나 내가 받아야 할 수술을 자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다른 의사를 방문하여 다른 의견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사들도 치료하는 방법이나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2-3명의 의사들에게 물어서 가장 적당한 치료방법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의견일치를 보이는 경우에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검사결과와 추천받은 수술방법에 대해서 충분히 확인한 후에 다른 의사에게 의견을 물어야 쓸데없는 추가검사를 받거나 돈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두 의사가 서로 의견이 다르면 세 번째 의견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거나, 아니면 첫 번째 의사에게 이런 사실을 다시 의논하여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수술을 받기로 한 경우에는 수술동의서를 작성하여야 하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의 의사들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여 무섭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끔은 수술동의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이것은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최악의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그런 위험이 많지 않다면 동의하는 것이 좋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노년기에 받아야 하는 수술 중 흔한 것들로는 백내장 수술, 골절수술, 인공관절 대치술, 위암 및 대장암 수술 등인데, 이런 수술의 대부분이 요즘은 비교적 안전하고 회복이 잘 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었다고 무조건 수술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고 그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면 너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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