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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노년기 음주와 건강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7-05-13

노년기 음주와 건강
적당량의 음주는 심장병 발생과 사망률을 줄이고, 중풍과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아서 의사들조차도 소량씩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즉, ‘과음은 독이고 소량의 음주는 약이다’라는 것이 지금까지 의학계의 정설이다. 유명한 내과학술지인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라는 저널에도, 남자는 평균 하루 4잔, 여자는 하루 2잔정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술을 전혀 안마시는 사람들이나 그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더 낮다는 연구결과가 실려 있다. 물론 그 이상 마시면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결과도 함께 실려 있다. 노년기에도 적당한 정도의 술 섭취는 신체 건강과 뇌건강 모두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또한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를 통한 기분전환, 혈액순환과 소화력 촉진, 불안감과 우울증의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적당한 정도의 술을 마실 때 가능한 것이고, 두말할 필요없이 과음은 몸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적당한 정도라는 술의 양은 남자의 경우에는 하루 세잔, 여자의 경우에는 하루 두잔 정도인데, 사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이런 적당한 양의 음주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한 젊은 성인의 경우라도 하루에 최대로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이 160~180g(대략 소주 2병)정도인데, 실제로는 이정도의 술 섭취는 간에 손상을 일으키기 마련이라서, 간에 큰 무리를 주지 않을 정도의 하루 총 알코올 섭취량은 50g(소주 5잔)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하루 소주1병 이상만 되어도 과음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문제점으로, 근래 들어서 안타깝게도 적당한 음주라고 하여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결과가 자주 발표되고 있다. 특히 두뇌건강에 제일 좋지 않다는 연구들이 많은데, 최근 신경과학 학술지인 neuroscience 에 실린 내용도 그렇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인데, 이 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사람으로 치면 와인이나 맥주로 4잔 정도에 해당하는 알코올 성분을 포함한 음식을 매일 섭취하게 하고 다른 집단에는 보통 음식 성분만 섭취하게 했더니, 알코올 성분을 섭취한 쥐들의 뇌의 해마 부위에서 새로 생기는 신경세포의 숫자가 정상 쥐에 비해 40% 가깝게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는 뇌에서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지는 부위로 학습과 기억력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부분이고, 치매에 걸리면 제일 먼저 쪼그라들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뇌의 해마부분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제대로 생겨나지 않으면 뇌의 구조적 탄력성이 떨어지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능력에 손상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까지는 이정도면 적당하다고 흔히 생각하던 음주량이라도 매일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뇌에 해롭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술은 즐겨 가볍게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 그러나 매일 또는 너무 과하게 술을 드시는 것은 건강한 노년기를 생각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그래도 술을 드셔야 하는 분들이라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면 그나마 좀 도움은 된다.

* 술 마시기 전에 먼저 음식을 먹자
빈속에 술을 마시면 술의 흡수가 훨씬 더 빨라지고 그만큼 혈중 알콜농도가 높아져서 간과 뇌를 비롯한 신체 각 기관에 피해를 더 많이 준다. 물론 위장도 술 때문에 그만큼 더 손상을 받아서 위염이나 위출혈, 궤양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한두시간 전에 간단하게라도 음식을 미리 드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것도 안되면 술자리에 앉자마자 술부터 마실 것이 아니고 우선 몇가지 안주를 먼저 먹어서 배를 채우는 것이 낫다.

* 술을 마실때는 천천히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급하게 마시는 술은 신체에 주는 충격이 그만큼 크고 뇌손상을 일으킬 확률도 높고, 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분들에게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도 높다. 술자리에서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더 좋다. 필요하다면 노래를 자주 불러도 괜찮다. 섭취한 알콜의 10-15%는 호흡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숨을 많이 쉬고 얘기를 많이 하고 노래를 하는 것은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과가 있다.

* 과음은 절대 금물
술에 취해서 기억을 잃을 정도로 마시는 것은 치매를 빨리 생기게 하는 첩경이다. 이처럼 기억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 증상이 일년에 두 번 이상이면 알코올 중독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반드시 술을 끊어야 한다.

* 술자리 후에는 충분한 수면 필요
숙취를 빨리 없애는 방법은 수면과 휴식이다. 소주 1병 정도의 술이 몸속에서 분해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8시간 이상 걸린다. 따라서 다음날의 일정과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가급적 아무리 늦어도 12시 이전에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는 술자리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술 마신 다음날 가벼운 운동으로 적당한 정도의 땀을 흘려주면 숙취해소가 잘 될 뿐 아니라 손상받은 신체 장기의 회복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매우 유익하다.

* 술과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들
1) 소염 진통제, 해열제 - 위장병 악화 및 위출혈 유발 위험이 높고 간이 더 나빠진다.
2) 수면제, 진정제 - 술과 함게 먹으면 중추신경 억제작용이 더 심해져서 호흡곤란, 저산소증, 혼수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3) 고혈압 치료제 일부 - 혈관확장용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저혈압 증상이 생겨 어지럼증이나 낙상 위험이 높고 이뇨제의 경우 탈수가 심해지고 신장기능이 손상될 위험이 높아진다
4) 당뇨병 치료제 - 저혈당 쇼크의 위험이 높다
5) 감기약(항히스타민제) - 어지럼증과 낙상 위험 높아진다
6) 항혈전제 - 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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