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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지진의 공포, 불의 고리란 무엇인가?

2016-04-22

지진의 공포, 불의 고리란 무엇인가?
요즘 땅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구마모토시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한 뒤, 4월 20일 기준으로 약 640회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진의 규모도 매우 강해서 4월 16일에는 규모 7.3의 강진이 다시 발생했고, 이는 지진이 비교적 자주 일어나는 일본에서도 매우 드문 경우로 일본 지진 관측 사상 1995년 고베 대지진, 2004년 니가타 지진, 2011년 도호쿠 대지진에 이어 진도 7을 넘는 4번째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인 17일에는 태평양 건너 남미의 에콰도르에서 진도 7.8의 대지진이 발생하였으며, 어제 4월 20일에는 필리핀에서도 진도 5.0의 지진이 기록되어 사람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에콰도르, 필리핀은 각각 지도상에서는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지질학적으로 본다면 지각변동이 심한 ‘불의 고리’ 지대에 속하는 곳이라 이들 지역에서의 연쇄 지진 발생이 어쩌면 더 커다란 전지구적 지각변동의 전조가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죠.

지진의 개념
지진(Earthquake)이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지구의 표면이 흔들리는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만, 일반적으로 지진은 지각(地殼) 또는 맨틀 내 암석의 파괴, 지층의 움직임, 화산 폭발 등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파괴가 일어난 장소를 진원(震源)이라 하며, 진원 바로 위의 지표점을 진앙(震央)이라 합니다. 대부분의 진원지는 지각 아래 깊은 곳-이번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 지하 11~12km지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우리가 지진의 위력을 실감하는 것은 진앙지 근처에서입니다. 대부분의 지진은 자연적으로 일어나지만, 사람이 지진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지나친 유전 개발이나 지하수 사용으로 땅 속에 묻혀 있던 대규모의 석유나 지하수를 빼내 커다란 공동이 만들어지는 경우, 이 것이 무너지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고, 핵폭탄 실험처럼 엄청난 위력의 폭파에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공동화 현상에 의한 지진은 1967년 12월 10일 인도 마하라슈트라 서부의 코이나 지방에서 일어났던 규모 6.3의 지진이 대표적이고, 1961년 소련의 핵무기 실험 때에는 50메가톤급 핵폭탄 차르봄바로 인해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진은 여전히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 일어납니다.

지진 규모 7.0이란 어느 정도의 강도인가?
보통 지진의 강도는 릭터 규모(영어: Richter magnitude scale, 리히터 규모)이라고 나타내는데요, 1935년, 미국의 지진학자 찰스 릭터(Charles Richter)가 지진파를 측정해 지진의 에너지를 추정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즉, 지진파의 진폭이 커질수록 리히터 숫자도 커지는데요, 지진파의 크기가 커질수록 땅이 심하게 흔들리므로 피해 규모도 커집니다. 일반적으로 지진의 규모는 리히터 규모 1.0이 커질 때마다 32배씩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를 폭약의 기본 단위인 TNT로 바꾸어 비교하면, 진도 1.0의 지진은 겨우 TNT 480g에 해당하는 적은 양이지만, 진도 7이 되면 TNT 480kton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 됩니다. 히로시마 원폭이 20kton이었으니, 그 규모가 짐작이 되시겠지요. 이정도면 땅이 흔들리고 갈라질 뿐 아니라, 주택과 심지어 규모가 있는 아파트도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불의 고리란?
불의 고리(Ring of Fire)란 정식 명칭은 환태평양 조산대(circum-Pacific belt)이며,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해양과 대륙의 경계면 지역을 이야기합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호주 동쪽부터 시작해 위로 필리핀과 타이완, 말레이제도, 일본 열도, 러시아 연해주를 건너 알래스카와 아메리카 대륙의 서해안을 타고 내려고는 고리 모양의 지역인데요, 이 지역은 지각이 불안정한 편이어서 화산활동과 지진이 매우 자주, 대규모로 일어나는 지역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이 지역은 지각을 이루는 여러 가지 판이 맞닿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지층에서 종종 이상한 현상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즉, 높은 산의 지층에서 바다에서나 사는 조개의 화석이 발견된다던가, 내륙 한가운데 바닷물이 갇힌 호수가 있다던가 하는 현상을 말이죠. 이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은 지질학자 알프레드 베게너가 1912년에 발표한 대륙이동설에서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세계 지도를 놓고 보면 대서양을 사이에 둔 아프리카 서쪽 해안과 남아메리가 대륙의 동쪽 해안선의 모습이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보고, 이 대륙들이 원래는 하나였을지도 모른다는 기발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1915년에 발표된 그의 저서 《대륙과 해양의 기원》(Die Aufstehung der Kontinente und Ozeane)에서 자신의 이론을 더욱 확장시켜, 지구상의 다륙들은 원래 하나의 초대륙, 즉 판게아였다가 찢어져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즉, 대륙은 지구상에 깊이 뿌리박힌 존재가 아니라, 빙산처럼 떠서 이동하는 존재라는 설이었죠. 당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들렸다고 합니다. 베게너는 그럴듯한 가설만 제시했을 뿐, 어떠한 힘이 이 어마어마하게 큰 대륙들을 들고 나를 수 있을지 설명하지 못했으니까요.

그의 이론이 재평가 받은 건, 1928년 경, 지질 아래 쪽에 위치하는 맨틀의 존재가 확인 된 이우였습니다. 지구의 표면은 뜨거운 액체 형태의 맨틀 위에 딱딱한 암석 구성된 지각판 여러개가 덮고 있는 구조라는 것이 확인된 것이죠. 쉽게 말하자면, 지구는 매끈한 당구공 같은 존재가 아니라, 여러개의 조각들을 이어 붙여 만든 축구공같은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이죠. 지구 표면이 여러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를 ‘판 구조론’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액체는 흐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맨틀은 서서히 움직이고, 맨틀이 움직이니 그 위에 위치하는 판들도 시간이 지나면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였던 대륙이 여러개로 갈라진 것이죠. 그리고 이 움직임은 계속 지속되어 앞으로 수억년이 지나면 지구상의 대륙 위치도는 지금과 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판구조론이 지진을 일으키는 이유는?
일반적인 축구공은 오각형과 육각형의 조각 3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둥그런 구 형태의 지구 표면을 구성하는 지각판은 기본적으로 아프리카판, 남극판, 오스트레일리아판,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남아메리카판, 태평양판, 코코스판, 나즈카판, 인도판 등등 약 10개의 커다란 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축구공을 이루는 가죽 조각들은 실로 단단히 꿰매어져 있기 때문이 그대로 있지만, 지각판들은 그 안쪽에 액체 상태의 맨틀에 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맨틀의 움직임에 따라 미세하게나마 이리저리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데 지구의 판들은 각각 가장자리가 다른 판들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지각판이 움직이게 되면 어떻게든 다른 판들과 부딪치거나 원래 맞물려 있던 판에서 찢겨져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지각판의 경계면 부분은 다른 판들과의 부딪침으로 인한 지각 변동이 자주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판이 부딪치며 흔들리는 것이 지진이고, 찢어진 틈새로 맨틀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화산폭발이니 말이죠. 그래서 전세계 지진의 95%는 판과 판의 경계부에서 발생합니다. 특히나 불의 고리에 속하는 환태평양 조산대는 지각판의 구조로 보자면 커다란 태평양판과 필리핀판, 나스카판, 호주판 등등 여러개의 지각판들이 부딪치는 경계면이라 지진이 자주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의 추이는?
사실 지금으로써는 어떤 단정도 내릴 수 없습니다. 지진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멈출지, 환태평양 조산대의 다른 부분으로까지 이어져 말 그대로 불의 고리가 되어 불타오를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거대한 지각판의 움직이야 일개 인간들이 손댈 수 없겠지만,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고 보듬는 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어느때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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