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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음속 열차는 달린다

2016-06-10

음속 열차는 달린다
얼마전에 흥미로운 시도가 있었죠.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 모터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만든 ‘하이퍼루프원’ 음속 열차 ‘하이퍼 루프’가 첫 공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네바다주 사막에서 펼쳐진 첫 테스트는 추진 시스템의 성능을 점검하는 것이었는데요, 객차 역할을 하게 될 원통형 금속 캡슐은 불과 1.1초만에 시속 116마일(187킬로미터) 속도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개발사인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은 몇달 내로 완전한 시스템을 갖춘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올해 안에 3킬로미터 구간에서 정식 시운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이를 계기로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기차의 과학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기차의 역사
기차란 단어는 ‘증기기관차’의 줄임말로, 증기로 움직이는 수레라는 뜻입니다. 그말처럼 초기의 기차의 동력원은 증기기관이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발명가이자 기계공학자인 제임스 와트는 1769년, 석탄을 동력원으로 이용해 물을 끓여서 나오는 수증기를 동력원으로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기계, 즉 증기기관을 개량하는데 성공합니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 부피가 약 1680배 가량 늘어납니다. 이렇게 부피가 늘어난 수증기의 힘은 매우 강해서, 화트는 이 수증기의 힘을 탄광에서 저절로 물을 퍼올리는 증기펌프에 이용합니다. 물론 와트 전에도 증기기관은 있었지만, 제대로 설계가 안 되어서 수증기가 새거나 연료낭비가 심했는데, 와트는 이를 개량해 실제로 효과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죠. 그러다가 1804년 2월 21일 영국의 발명가였던 리차드 트레비식(Richard Trevithick)이 처음 증기기관차를 개발합니다. 최초의 증기기관차의 시운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칙칙폭폭하며 증기를 뿜어내는 5t 짜리 기관차 뒤에 호기심에 찬 승객 70명과 10t의 무쇠를 실은 5대의 화물차량이 달려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증기기관차의 속도는 매우 느려서 9㎞를 주파하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지요. 이 정도면 사람이 달리기를 하는 것보다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200젼 전 사람들의 눈에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쇳덩이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정말로 신기해서 사람들은 이 광경에 탄사를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트레비식의 성공으로 사람이나 동물같은 생물학적 힘이 아니라, 증기라는 물리적 힘으로 움직이는 교통수단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었지만, 이 것이 바로 실용화되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십톤씩 나가는 기차의 무게를 견딜만큼 튼튼한 철로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차는 철로 위에서밖에 달리지 못하기 때문에 철로가 없는 기차는 그림의 떡이었지요. 결국 트레비식은 거듭된 실패로 철로 사업에서 손을 떼고 외국으로 떠나고 맙니다. 그의 이름은 잊혀졌고, 결국 역사 속에서 ‘증기기관차 개발자’로 남은 것은 또다른 영국의 발명가인 조지 스티븐슨입니다. 스티븐슨은 시속 38킬로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증기기관을 개량해 냈고, 이에 ‘로켓호’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결국 철도 역사의 주역은 1815년에 근대적인 증기기관차의 전형이 된 로켓호를 개발한 조지 스티븐슨(George Stephenson)에게로 돌아갔다. 이후 로켓호는 우리가 흔히 ‘기차’하면 떠올리는 굴뚝이 달린 까만 기관차가 객차를 매달고 칙칙폭폭하고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그 전형적인 기차의 원형이 됩니다. 스티븐슨의 로켓호가 증기기관차 시대의 본격적인 막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선로 기술의 발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제철 기술과 압연 기술로 기존의 철로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철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던 것이죠.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하나의 기술만 훌륭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과 연결된 다른 기술들이 동시에 발달해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답니다. 아무리 성능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와이파이와 데이터통신망이 깔려 있지 않으면 별다른 쓸모가 없듯이 말이죠.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와 제철기술의 발달의 결합은 1825년 영국 스톡턴과 다링턴 사이에 석탄 운반을 위한 최초의 정기 철도가 부설되어 운행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눈부신 기차의 발전
200년 동안 기차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점점 빨라졌고, 증기기관 대신 디젤엔진으로 움직이는 디젤엔진차를 거쳐 이제 대부분은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전동차로 바뀌었으며, 기본 속도 300㎞/h를 넘어가는 고속열차들도 운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 프랑스의 고속열차 테제베(TGV)로, 2007년에 이미 최고 시속 574.8km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리니어 츄오 신칸센과 중국의 국영철도기업 난처가 각각 시속 600km대를 넘어서는 기차의 개발해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음속, 즉 1224km/h에 달하는 시속 1000km 대의 음속 열차의 개발을 목도에 둔 것이죠.

음속에 따른 문제들
마찰력과 공기저항입니다. 기차는 철로 위를 달리기 때문에 철로와의 마찰로 인해 속도를 잃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자기부상열차입니다. 자석이 다른 극을 만나면 붙고 같은 극끼리 만나면 떨어지려는 이런 성질을 이용하여 선로와 열차가 같은 극성을 가지게 해서 이 반발력으로 열차가 선로 위에 떠서 달리는 열차가 바로 자기부상열차입니다. 이 경우, 선로와 열차 바퀴가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마찰력이 거의 없어져 매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시속 600km 대의 열차들은 모두 자기부상열차입니다. 하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에 이르진 못했는데, 이를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철도가 아니라 자기적 반발력을 낼 수 있는 전용 선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공기 저항입니다. 지구 표면은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이 위를 움직이게 되면 공기와 부딪치는 힘, 즉 공기 저항을 겪게 됩니다. 달리기를 하면 얼굴에 스치는 바람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예 공기를 없애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열차 선로를 진공 튜브로 덮어 아예 공기를 모두 빼내어 공기 저항을 없애버리는 아이디어를 선보이게 됩니다. 이번에 시운전에 성공한 하이퍼루프 역시 진공펌프 속을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로 계획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것이 성공하면 이론적으로 시속 1200㎞(750마일, 음속은 시속 1224킬로미터)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 미국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4700km에 달하는 거리를 단 4시간만에 주파가 가능합니다. 서울 부산은 20분 내에 도착하겠지요.
그리고 세 번째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이미 초음속 교통 수단은 등장했습니다. 1969년 개발된 초음속 비행기 콩코드로, 최고시속 마하 2, 그러니까 시속 2179km의 엄청난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지구의 자전속도보다 빠릅니다. 이래서 벌어진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즉, 영국 뉴욕 사이의 시차는 5시간인데, 콩코드를 타고 가면 3시간 20분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영국에서 콩고드를 타고 뉴욕에 도착하면 오히려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있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는 것이죠. 간단히 예를 들면 해가 져서 이미 어두워진 런던에서 뉴욕을 향해 출발하면, 지평선 밑으로 사라진 태양이 다시 지평선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여 저녁놀이 지는 뉴욕에 도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콩코드는 전세계를 진정한 1일 생활권에 묶을 수 있는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결국 2000년대 들어 운행 중단되었습니다. 엄청난 연료비, 초음속을 내기 위해 길고 가늘게 디자인되어 불편한 내부 좌석, 소닉붐이라는 어마어마한 충격파 등등이 문제가 되어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하이퍼루프원 사에 의하면 2021년 경에는 시제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하는데, 만약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1일 생활권’이 아니라, ‘1시간 생활권’의 문화가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콩코드가 그랬듯이 이 것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속 1200km로 달리는 음속 열차의 등장,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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