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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치아 재생

2017-02-03

치아 재생
1.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도 요즘 치과 치료를 가야 돼서 굉장히 관심이 있는 부분인데요, 치아 관련된 얘길 준비해 주셨다면서요?
- 네, 세상 모든 것에는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싫어하는 것은 있습니다. 바로 치과죠. 오늘은 이 무섭고 끔찍한 치과 치료 과정의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들고 왔습니다.
지난 1월 9일 《Scientific Reports》에 흥미로운 논문이 한 편 올라왔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치의학연구소 폴 샤프 박사팀이 기고한 이 논문에 따르면 생쥐의 이빨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이 구멍에 타이드글루십(tideglusib)이라는 약물이 든 콜라겐 스펀지를 채워넣고 기다리면, 이 물질이 서서히 녹으면서 치아의 상아질이 자라나 구멍난 부분이 메꿔진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치과에서는 매일 같이 치아에 난 구멍을 메우는 치료를 하는데, 지금은 아말감이나 레진 등 인공적인 재료로 구멍을 메우는 것이라면, 이 방법은 치아 속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자극해 원래대로 치아를 복구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 치과에서 치료하는 것이 구멍난 부분을 시멘트로 메우는 것이라면, 이 방법은 피부의 상처가 새살이 돋아 아물 듯이 새로운 상아질이 생겨나 원래의 치아를 고스란히 복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복구된 치아는 원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치아와 똑같기 때문에 기존의 치료법처럼 때운 부위가 떨어져 나간다거나 변색되는 일이 없지요.

2. 이른바 치아가 재생되는 거군요? 이런 의학기술이 일반화되면 참 좋겠네요.
- 일반적으로 사람은 어린시절 가지고 있는 20개의 유치가 6살 경부터 빠지면서 그 자리에 영구치가 나는데 일단 한 번 돋아난 영구치는 평생 교체되는 법도 없을뿐더러, 신체의 다른 부분과는 달리 손상을 입으면 복구되지도 않습니다. 치아의 단면을 살펴보면 크게 3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겉에 보이는 것이 단단한 에나멜이며, 그 다음이 상아질, 가장 안쪽이 신경이 존재하는 치수조직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에나멜질과 그 다음의 상아질의 경우, 매우 단단해서 잘 손상을 입지는 않지만, 일단 손상이 된 경우에는 다시 복구되지도 않습니다. 치아와 비슷한 뼈의 경우, 뼈가 부러지면 파골세포들이 부러진 뼛조각들을 먹어치우고 조골세포들이 다시 뼈 세포들을 만들어 부러진 부위를 복구하는게 가능하지만, 치아의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이 전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충치가 생기거나 부러지면 그 상태 그대로 살아야했지요. 그런데 이번에 찾아낸 타이드글루십이라는 물질은, 치수 안쪽에 존재하는 치아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치아가 일평생 단 한 번 실시했던 상아질과 에나멜질을 복구하는 기능을 다시 회복시킨다고 합니다.

3. 치아 재생을 위해서는 이 타이드글루십(Tideglusib)이라는 물질이 주효하군요?
- 사실 이 타이드글루십이라는 물질이 치아를 복구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의외의 발견이었다고 합니다. 타이드글루십은 원래 치과 치료용으로 개발된 물질이 아니라,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 병의 치료제로 테스트 중인 신약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신경세포 재생 효과를 테스트하던 중이었죠. 알츠하이머는 뇌를 이루는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일어나는 질환으로, 신경세포 역시도 한 번 파괴되면 재생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요. 오랜 동안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던 학자들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타우라는 이름의 나쁜 단백질을 찾아냈는데, 이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를 공격해 손상을 입힌다는 것을 알아냈지요. 그래서 다음 단계로 타우 단백질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래서 개발된 것이 타이드글루십이라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샤프 교수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타우 단백질은 뇌에서도 발견되지만, 치아에도 존재합니다. 타우가 치아에서 하는 일이 뭘까 궁금해진 연구진들은 타우를 억제하는 타이드글루십을 치아에 직접 주입해보았고, 그 결과 놀라운 일이 관찰됩니다. 치아가 재생된 것이죠. 알고 보니 타우는 치아줄기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타이드글루십에 의해 이 과정이 약화되니 부분적으로나마 치아를 복구하는 능력을 회복한 것이죠.
이번에 발표한 논문에서 샤프 교수팀은 마우스의 치아에 약 0.14mm 정도의 구멍을 뚫고 여기에 타이드글루십을 적신 콜라겐 스폰지를 채워넣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약물이 지속적으로 치아 속에 주입될 수 있으니까요. 또한 콜라겐은 생체의 결합 조직을 이루는 성분으로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녹아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새롭게 자라난 치아 조직이 메꿔지게 되는 것이죠. 다만 사람의 치아는 생쥐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에 사람에게서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이에 연구진들은 생쥐에 비해 치아 크기가 4배 이상 큰 랫트를 이용해 현재 임상 실험 중이며, 올 연말 즈음에는 사람에 대해서도 임상 실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만약 여기서도 효과가 있다고 입증될 경우, 새로운 ‘치아 재생제’는 빠른 속도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타이드글루십의 경우, 이미 알츠하이버 치료제로 개발되어 임상 실험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약물의 부작용, 체내 흡수 농도, 위험성 등등에 대한 테스트를 따로 거치지 않아도 되니까요.

4. 이번 임상 실험이 성공하면, 치과 가는 일이 좀 덜 두려워질까요?
- 이 방법이 활성화된다면, 아마도 건강하고 튼튼한 이를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고, 충전재가 떨어지거나 변색되어 또 치과를 찾아야 할 일은 확실히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이 치과에서 드릴을 완전히 몰아내지는 못할 듯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치아의 자가치료가 가능하다고 해도 기존에 썩은 부분은 일단은 도려내야 타이드글루십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샤프 교수는 장난스럽게 "여러분 죄송합니다. 치과의사들은 여전히 당신의 입 속에 드릴을 들이댈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공포의 치과용 드릴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죠. 어쨌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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