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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대보름과 달 이야기

2017-02-10

대보름과 달 이야기
정월대보름하면 오곡밥, 나물, 부럼, 귀밝이술 그리고 보름날 아침 제일 먼저 대답한 사람에게 “내 더위 사가라~”라고 하던 더위 팔기 풍습 등이 떠오릅니다. 그러고보니 모두 먹는 것이나 놀이에 치중되었네요. 요즘에야 정월대보름은 크게 중요시하는 날이 아니지만, 옛 우리 속담에 ‘설은 밖에서 쇠도 보름은 집에서 쇠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날이었다고 합니다. 대보름은 설날부터 시작된 흥겨운 분위기를 단도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본격적인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분기점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의 행사는 묵은 것을 털어버리고 새 날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 많은데, 올 한해 건강하기를 바라는 부럼, 귀밝이술, 다리밟기, 액운은 가고 복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연날리기, 쥐불놀이, 복토(福土) 훔치기, 그리고 달맞이 행사 등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대보름을 맞아 이 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으로 지구의 위성이자 태양계의 가장 안쪽에 있는 위성입니다. 지구보다 안쪽에 있는 수성과 금성은 위성을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는 약 27.3일이지만, 달이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을 돌고 있어서, 지구상에서 보면 달은 약 29.5일을 기준으로 보름이 반복됩니다. 다시 말해 보름이란, 약 29.5일을 주기로 하여, 달-지구-태양의 순으로 세 천체가 늘어서서 달이 태양빛을 완전히 받아 반사해서 가장 밝게 보이는 경우를 말하지요. 이 때 달과 지구와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어서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리게 되면 월식이 일어나는 것이고요. 달에 대한 퀴즈 하나, 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객관식으로 드릴께요. 1번, 46억년 전 태양계가 처음 생길 때 지구 옆에서 같이 생겨났다는 동시 발생설, 1번, 원래는 태양계 주변을 떠돌아다니던 소행성이었으나 지구 근처에 지나가다가 지구의 인력에 붙잡혀 영원히 일심동체가 되었다는 포획설, 3번, 지구에 다른 천체가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간 파편이 뭉쳐서 달이 되었다는 충돌설. 어느 것이 가장 신빙성이 높을까요?

당연하게도 수억년 전의 지구와 달의 움직임을 본 이는 아무도 없지만, 과학자들이 현재 가장 신뢰성 있게 받아들이는 가설은 3번 충돌설입니다. 지구 형성 초기, 아직 지구가 덜 식어서 뜨거운 불덩어리 상태였을 때, 화성과 비슷한 크기의 미지의 행성 테이아(theia)가 지구에 충돌했고, 이 충돌의 여파로 지구의 상당 부분이 부서졌으며, 이 부서진 조각들 중 아래쪽은 다시 지구의 중력에 의해 떨어졌지만, 위쪽으로 날아올라간 부분들이 뭉쳐져 달이 되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미지의 행성 테이아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 셀레네의 어머니 이름이라고 하지요. 지구와 달이 원래는 하나에서 갈라져 나온 존재라는 사실은 지구와 달의 구성 성분이 매우 비슷하고, 달이 우연히 지나가다가 붙잡힐 만큼 지구보다 작은 것도 아니어서, - 사실 달은 지구지름의 1/4로 태양계의 위성 중에서도 매우 큰 축에 속합니다. 심지어 한 때 행성으로 지목되었던 명왕성보다도 지름이 3배 정도 클 정도입니다. 사실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된 이유 중의 하나도 달보다도 작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지요.- 이런 가설이 힘을 얻고 있지요.
두 번째 문제, 지구에서 보면 달이 29.5일을 주기로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을 거쳐 차오르고 이지러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늘을 관찰하면 달은 동쪽에서 떠올라서 하늘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달에서 지구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우리가 달에서도 지구가 떠오르고 지는 모습이 보일까요?
정답은 달에서 보는 지구는 늘 같은 자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달에서 지구를 보면 달의 앞면에서는 늘 지구가 보이고 뒷면에서는 늘 안 보이며, 보이는 곳에서는 지구가 항상 같은 위치에 못박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이유는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자기가 같기 때문에 늘 같은 위치가 지구와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지구가 뜨고 지는 모습이 관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세 번째 문제, 달을 의미하는 슈퍼문, 블러드문 등은 실제로 있는 현상들인가요?

먼저 슈퍼문이란 달의 크기 변화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달과 지구의 평균 거리는 약 38만 km쯤 되지만, 달의 공전 궤도는 약간 타원형이어서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근일점을 지날 때의 거리는 357,000km, 원일점을 지날 때는 405,000km로 차이가 좀 납니다. 지구에서 보면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지날 때는 달이 커보이게 되는데, 이 때가 우연히 보름달이 나타나는 나록 일치하면 슈퍼문이 뜨고, 달이 지구에서 가장 먼 곳을 지날 때면 달이 작아보이므로 이 때 보름달이 뜨면 미니문이 됩니다. 슈퍼문의 경우 미니문에 비해서 면적은 14% , 밝기는 30% 정도 더 밝다고 합니다. 흔히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에 보는 달이 유난히 밝게 보여서 슈퍼문이 아닌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대 슈퍼문의 기록을 보면 대보름이나 추석과 겹친 적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 건 평소에 달을 잘 쳐다보지 않다가 간만에 보니까 커보이는 착각 효과 때문입니다.

달에 색을 의미하는 단어를 붙여 블루문, 블러드문 혹은 레드문, 블랙문이라는 단어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중에서 블러드문의 경우,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리워지거나 혹은 대기조건이 매우 나빠
대기 중의 먼지가 많으면 빛이 굴절되어서 달이 실제로 붉게 보이곤 합니다. 예부터 블러드문은 흉조(凶兆)였으며, 이 것이 뜨면 불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블랙문과 블루문은 색보다는 색이 지닌 속성 때문에 등장한 말로, 양력 한 달 동안 보름달이 두 번 뜨면 두 번째 보름달은 블루문, 초승달이 두 번 뜨면 두 번째 초승달은 블랙문이라고 한다는데, 천문학적인 정식 명칭이라기보다는 문화적인 명칭에 가깝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달은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을까요, 가까워지고 있을까요?

점점 멀어지고 있다가 정답입니다. 달은 해마다 약 3~4cm 정도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데요, 이 말은 다시 말해 예전에는 달이 지구에 더 가까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달이 성성된 초기에는 달과 지구의 거리는 24만 km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지구의 자전속도도 지금보다 훨씬 빨라서, 하루가 4시간에 불과했는데, 달이 생긴 뒤 달이 지구의 자전 에너지를 달이 조금씩 가져가서 지구의 자전 속도는 느려지는 대신 달은 그 에너지를 받아 조금씩 뒤로 밀려나면서 지금처럼 약 38만 km의 윛에 놓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달과 지구의 만유인력 때문인데, 달과 지구 사이에는 끌어당기는 인력이 작용하죠. 또한 두 천체는 돌고 있기 때문에 반대쪽으로 원심력이 존재하고요. 이 서로 반대되는 힘 때문에 지구는 회전력을 조금씩 잃기 때문에 자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고, 이 잃어버린 에너지를 달이 받아서 조금씩 멀어진다고 합니다. 이 상태로 간다면, 75억년쯤 뒤에는 지구는 완전히 자전을 멈추게 되고, 달은 지구로부터 55만 km 이상 떨어지게 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예상하기에, 지구가 완전히 자전을 멈추기 전에 태양이 빛을 잃고 백색 왜성이 될 것이며 태양계가 먼저 끝장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어떠셨나요? 대보름을 맞이해 오늘은 달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봤는데요, 대보름 밝은 달을 바라보며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는 것도 좋지만, 달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며 저렇게 먼 곳까지 인류가 발을 디뎠다는 사실에 뿌듯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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