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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가을철 야외활동에서 주의해야할 감염질환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8-10-06

ⓒ Getty Images Bank

가을에는 기온 차이가 심하다. 일교차, 즉 밤낮의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가 나면 우리 몸은 외부온도 차이를 이겨내기 위해 힘겨워하고 그만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감염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렇지만 가을은 청명하고 활동하기도 좋아서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고 또한 추수철이기도 하므로 아무래도 야외활동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건강증진을 위해서도 가을철 야외활동은 보건학에서 적극 권장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이런 야외활동 때문에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가을철 주요 감염질환들이 있는데 특히 면역력이 낮은 노인 분들에게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모두 열이 심하게 나기 때문에 ‘가을철 열성 감염병’으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이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 그리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 등이지만, 이와 유사한 가을철 열성 감염병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이들 감염병은 병에 걸리는 과정이나 증상이 비슷하므로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고 감기몸살로 오인하고 방치하기 쉬운데,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위험한 경우도 많다. 


*쯔쯔가무시병

가장 흔히 생기는 병은 쯔쯔가무시병으로 들쥐나 야생동물에 기생하는 아주 작은 진드기가 풀밭에 흩어져 있다가, 들판을 걸어다니는 사람의 피부를 물어서 생기는 병이다. 그래서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의 피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리나 사타구니, 몸통에 벌레에 물린 것 같은 작은 상처 딱지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이 병의 증상은, 들판에 나갔다 돌아온 지 1주일쯤 지난 후에 갑작스런 열이 나고 사타구니 또는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붓고 눈의 결막이 벌겋게 충혈되며, 두통, 피로감, 근육통도 생기고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흔히 감기몸살로 생각하고 넘어가기 쉬우나 반드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회복이 된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

또다른 진드기 물림에 의한 질병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 영어약자로 SFTS라고 불리는 병이다. 이병은 2009년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이래 일본과 한국으로 점차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 병에 걸리고 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분들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이라는 이름 그대로 심한 고열이 나면서 혈액검사에서 혈소판 숫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소견을 보이고 사망위험이 높은 중한 질환이라는 뜻이다. 발병원인은 작은소참진드기라는 곤충에게 물리는 것이다. 혹시 들판에서 소에게 풀을 먹인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작은소참진드기는 소를 비롯한 야외생활 짐승들의 피부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으며 사는 진드기인데, 이 진드기가 들판이나 숲속에 살고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에 옮겨 붙어 피부를 물면 그 진드기 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 몸속으로 들어와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여름철에 더 많이 발생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부터는 덜 생기는 경향이 있지만, 10월까지는 안심할 수는 없다. 

이 SFTS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감기 증상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게 된다. 그 이후 설사가 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의식이 흐려지는 뇌신경 증상을 보인다.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이 질병의 초기 증상은 심한 감기몸살이나 식중독 같은 다른 질병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유행성출혈열

유행성출혈열은 들쥐나 집쥐의 침이나 오줌, 똥 등의 분비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나 피부, 입을 통해서 감염이 되는 병이다. 예전에는 휴전선 주변의 군인들에게 잘 생겼던 병이고 지금도 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한탄강 주변의 들판에서 많이 사는 들쥐에서 균을 찾아내었기 때문에 이 균(바이러스)의 이름도 ‘한탄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요즘은 이 균이 많이 퍼져서 서울 같은 대도시 지역에서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 들판에 나가서 지내다가 쉽게 감염이 되고, 감염된 지 1-2주일 후에 심한 열과 오한이 나며 피부에 붉은 출혈반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심해지면 신장(콩팥)을 침범하여 오줌을 걸러내는 신장기능이 상하는 신부전증이 생겨 온몸이 부어오르면서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3-4일 이상 지속되는 열과 반점이 생기거나 소변량이 갑자기 줄고 붓기가 생기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증

그리고 요즘은 별로 많이 발생하지는 않는 병이지만 렙토스피라증도 가을철 들판에서 생길 수 있는 병이다. 이 병도 역시 들쥐의 몸속에 살고 있던 균이 쥐의 오줌에 섞여 나와, 이런 들쥐 오줌이 섞인 물에서 주로 전염이 되므로 물이 질척한 논에서 일하는 농부나 들판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에게서 잘 생길 수 있는 병이다. 역시 열과 오한이 생기는데, 특히 몸살처럼 근육통이 심하게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 병은 간이나 폐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이 나쁠 때 나타나는 황달이 생기거나 폐를 상하게 하여 기침, 각혈(피가래) 등의 증상을 보일 수가 있고 이런 합병증이 심하게 생긴 경우에는 치료를 해도 목숨을 잃을 수가 있다. 


*가을철 감염질환 예방법

이상의 가을철 들판에서 주로 생기는 열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야외에 나갈 때는 긴 옷을 입어서 피부를 보호하고 

고여있는 물에서는 몸을 씻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햇빛과 풀밭이 좋다고 들판에서 장시간 드러눕지 말아야 한다. 

또 풀밭에 옷이나 침구류 같은 것을 바닥에 오래 두거나 널어놓지 말아야 한다. 야외로 나가기 전 팔다리 등의 노출이 잦은 피부에 해충예방약을 바르거나 옷소매나 바지가랑이에 뿌린 후 말린 다음 입고 나가는 것도 좋은 예방방법이다. 가을철에는 야외에 나갔다 돌아오면 집안에 들어가기 전에 겉옷을 벗어서 잘 털고 말리는 것이 좋고, 돌아온 즉시 전신 목욕이나 샤워를 하여 몸을 깨끗하게 씻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병원치료가 필요한 경우

혹시라도 가을철 들판이나 논에서 활동하거나 일하고 난 뒤 1-2주일 후에 심한 열과 오한, 몸살기운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이들 감염질환들이 모두 위험한 병들이기는 하지만 빨리 진단이 되면 항생제와 보조요법으로 합병증 없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는 병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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