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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복날

2015-07-10

복날
한국의 날씨가 너무 덥다. 더우니까 기운도 없는 것 같고 며칠 후면 초복이다. 요즘은 덜하지만 예전 같으면 개들이 두려움에 떠는 날이었다. 복날 이야기를 하자.

해마다 바뀌는 초복, 중복, 말복 날짜
원래 달력이 좀 복잡하다. 한 달이 정확하게 30일, 1년이 정확하게 360일 뭐 이런 식이면 간단했을 텐데, 달과 지구 그리고 태양은 사람들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어서 각자 돌기 때문이다. 달은 29.53일에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지구는 365.2422일만에 태양을 한바퀴 돈다. 이러니 달력이 복잡할 수 밖에. 다행히 초복이 하지에 따라서 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는 24절기 안에 들어 있는데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로 대개 6월 21일에 온다.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인데, 경일을 설명하려면 복잡해진다. 우리나라 옛 달력에서는 일주일 대신 10일로 된 순을 썼는데 그 중에 하루다. 그러니까 초복은 7월 11일에서 21일 사이에 오게 되어있는데올해는 7월13일이다. 중복은 초복 열흘 후인 7월23일이 맞지만, 말복은 중복에서 이십일 후인 8월12일이다. 초복과 중복은 열흘, 중복과 말복은 20일 차이인 거다.초복 날짜가 매년 변하지만 달력에 나오니까 한 번만 확인해 두면 중복과 말복 날짜가 저절로 나온다. 그날은 바쁘신 분들은 점심시간에 서두르든지 아예 삼계탕 집 같은 데는 피하든지 해야한다.

서양에도 있는 복날의 개념
독일에서는 연중 가장 더운 때를 일컬어 Hundestage라고 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개의 날’이라는 뜻이다. 보통 7월23일부터 8월23일까지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7월 12일부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 삼복과 거의 일치한다.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개고기를 안 먹는데, 왜 하필 이때를 개의 날이라고 부르는 걸까? 여기에 대해서 독일 친구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독일 친구들에 따르면 이때가 “개에게 조차도 너무 더운 날”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생겼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건 잘못알고 있는 이야기다. 원래는 천문학과 관계가 있다. 큰개자리의 일등성인 시리우스가 7월 중순이 되면 새벽에 지평선 위에 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달력이 개편되어 요즘은 8월에 뜬다. 어쨌든 우리나라 삼복더위와 겹친다. 큰개자리의 일등성인 시리우스가 새벽하늘에 뜨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때가 ‘개의 날’이 된 거지 개에게 조차 너무 더워서 개의 날은 아닌 것이다.

보양식의 효과
복날이 되면 보양식을 먹는데, 실제로 보양식을 먹어도 무더운 여름을 이기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여름에 보양식을 먹어도 체력이 좋아지기는커녕 배만 더 나온다. 현재의 보양식은 과거에 비해 맛과 영양이 더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보양식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 그 이유는 보양식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이 변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고기는 구경하기도 어려웠고, 전체적으로 섭취하는 칼로리조차 부족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우리 몸에 칼로리가 높은 동물성 지방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일시적으로 반짝하는 힘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양과잉 시대다. 이제 우리 몸은 보양식을 먹더라도 잉여 에너지가 되어서 힘이 생기는 게 아니라 그냥 뱃살로 간다. 이젠 보양식은 비만식이 되었다.

삼복더위의 운동
삼복더위에는 운동도 줄여야 한다. 삼복더위에 밭에 가봐라. 뭐가 자라고 있나?아무 것도 없다. 삼복더위가 오기 전에 봄에 심은 작물들은 이미 다 거두었다.자라고 있는 것은 물 위에서 자라고 있는 벼뿐이다. 작물도 뜨거워서 자라지 못하는 여름에 사람이 운동을 심하게 하면 되겠는가? 여름엔 운동 강도를 평소보다 20퍼센트 정도 낮춰야 한다. 체온이 오르고 심박수가 높아져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을 끝낸 다음에 정리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을 끝낸 후 털썩 누워버리면 심장에 몰린 혈액이 근육 쪽으로 순환되지 못해서 급격히 맥박이 떨어지고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삼복더위를 이겨낸 우리 조상들의 지혜
삼복더위에 왕이나 부자들은 별 문제 없었다. 옆에서 부채 부쳐주는 사람도 있고, 석빙고에서 얼음을 가져다 먹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에어컨 없이도 잘 견딜 수 있었는데 집의 위치와 구조 때문이다. 보통 남향에 배산임수, 즉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곳에 집을 지었기 때문에 마당에서 뜨거워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뒷산의 차가운 공기가 마당 쪽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지금 더위에 힘들어 하는 것은 도시생활, 그것도 아파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삼복더위를 견딜 음식, 어떤 게 있을까? 세상에 더위를 이길 방법은 없다. 그 더위에 적응해서 견뎌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더위를 즐기시라. 그리고 더울 땐 과일이 최고다. 충분한 수분과 비타민을 섭취하면서 햇볕을 즐기면 그게 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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