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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대중교통

2019-06-13

한반도 리포트

© KBS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북한은 차량 이용도 쉽지 않아서 자전거가 주민들의 재산 목록 1호였다. 그런데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평양 거리에 부쩍 늘어난 택시, 승객을 가득 태우고 달리는 버스 등 대중교통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서비스와 자동차의 합성어인 ‘서비차’가 가져온 물류 혁명에 이어 대중교통에도 일고 있는 변화를 데일리NK 강미진 북한팀장과 조명해본다. 


교통 시장의 확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대중 교통 

최근 북한에서 시장화의 진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현상은 교통 시장의 확대다.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철도를 비롯한 공공부문의 수송서비스가 제 기능을 못하자 북한 주민들은 자구책 차원에서 다양한 수송 공급수단을 개발했다. 

‘서비차’로 불리는 불법적인 운송서비스를 시작으로 버스와 택시가 숫자를 늘려갔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대중교통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종합시장의 신설, 확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부를 축적한 일부 개인은 자신의 자금으로 중국 등지로부터 버스와 택시를 구입하고 있다.

물론 북한에서는 운송수단의 사적 소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을 주고 기관이나 기업소의 명의를 빌린 뒤, 버스나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도 많고, 운행 구간도 폭넓은 대중교통수단 ‘택시’ 

북한 주민들에게 택시는 낯선 교통수단이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개인의 업무나 이동을 위해서 차량과 기사가 배정되고, 유류 자원이 쓰인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급증한 택시는 현재, 평양에 6천대 안팎이 운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냉면의 대명사인 옥류관 식당 앞에는 항상, 택시가 기다리고 있고, 평양에서만 볼 수 있었던 택시가 요즘은 북한과 중국의 접경도시에서도 성업 중이다. 색상이 알록달록하다고 해서 ‘알락이’로도 불리는 ‘콜택시’도 등장했다.

택시의 기본요금은 2달러로 쌀 4kg을 살 수 있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북한의 종합시장인 장마당은 택시 수요가 끊이지 않다. 일부 주민들의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이동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평양 시내 주요 교통 수단은 ‘지하철’ 

1973년 서울 지하철보다 1년 먼저 개통된 평양의 지하철은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지나 역으로 들어서는 방식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평양 지하철의 노선은 남북으로 뻗은 ‘천리마선’과 동서를 횡단하는 ‘혁신선’ 2개 노선이다. 1987년 ‘만경대선’이 추가 개통됐지만 이는 ‘천리마선’의 연장형태로 평양 지하철의 총길이는 34㎞에 불과하다.

운행 범위에 제한이 있는 만큼 북한 주민들은 ‘궤도전차’나 버스도 많이 이용한다. 공중에 설치된 전기선을 버스 지붕에 연결해서 레일 위로 달리는 ‘궤도전차’는 평양역을 중심으로 주요 지하철역과 상업지역, 주거지역 등을 잇고 있다. 

김일성 주석 출생 100년 되는 해인 2012년에는 신형 전차를 개발해서 운행에 들어갔지만 ‘궤도전차’ 4개 노선으로는 300만이 넘는 평양 시민의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특히 ‘궤도전차’는 전력사정 악화로 운행이 순조롭지 않아서 ‘궤도전차’의 역할은 상당 부분 버스로 대체됐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벌이버스’다. 개인이 운영하는 ‘벌이버스’는 보통 20명 정도 탈 수 있는데, 가격은 일반 대중교통보다 10배 가까이 비싸다. 국가에서 공급하는 원유 외에도 장마당을 통해서 휘발유를 사오기 때문이다. 비싼 요금에도 주민들이 ‘벌이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공장과 기업소에 지각하면 하루치 식량 배급분을 공제해서다.


전국 주요 도시를 잇는 시외버스도 활발히 운행중 

사실 북한은 집과 일터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는 ‘직주근접’ 원칙에 따라서 공간을 구획하고 사회를 조직했다. 그만큼 교통 수요가 많지 않았고, 버스는 애초 30㎞ 안쪽만 운행됐다. 1980년대 이후 200~300㎞ 거리의 도시 간 운행도 일부 맡아왔지만, 이른바 돈주의 등장으로 버스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전국 주요 도시를 잇는 시외버스도 활발하게 운행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근간은 장마당으로 장마당의 등장으로 인한 자유시장 경제화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질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확산되고 있는 북한의 대중교통이 북한 사회 전체의 변화는 아니다. 그러나 달라진 북한의 대중교통은 시장 경제로 내딛는 징후인 만큼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물결이 거대한 변화의 파고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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