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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미용실

2020-04-09

한반도 리포트

ⓒ KBS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산뜻한 헤어스타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있지만, 이맘때면 미용실에 사람들이 북적이곤 한다. 

미용실은 한국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자영업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2017년 기준 국세청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약 6만 6천개의 미용실이 있고, 업계 추산으로는 약 8만개에 이른다는 한다. 이렇게 우리는 개인 사업자들이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북한의 미용실은 남한과 사정이 좀 다르다고 한다. 북한의 미용실을 NK데일리 강미진 팀장과 살펴본다. 


국영으로 운영되는 북한의 미용실 

정부 승인을 받은 공식 업소에는 젊은 층 보다는 40대 이상의 중년, 노년층이 많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국영이다 보니 시대에 맞는 유행 헤어스타일을 추구하기 보다는 정부에서 바람직하다고 규정되는 헤어스타일로만 머리를 잘라주기 때문에 유행에 민감한 20대들은 웬만해서는 국영 업소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국영 미용실 벽에는 정부에서 권장하는 남녀 헤어스타일 매뉴얼이 붙어 있다고 강미진 팀장은 말한다. 


“각 이발소마다 헤어스타일이 붙어 있는 곳도 있지만 책으로,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책자도 있는데요, 북한은 모든 걸 단정하게 요구하거든요. 대한민국은 대학생이 머리 스타일이 한 가지가 아니잖아요, 북한은 거의 한가지 스타일이에요. 대학생들은 누가 봐도 대학생이구나, 누구나 이렇게 인식을 할 정도로 (틀에 박힌) 대학생 머리가 유행이 되고, 대학생머리는 단발인데다 귀 뒤로 넘겨야 해서 파마는 없고 생머리죠. 그리고 가르마도 거의 일률적으로 오른쪽 가르마를 하고, 파마를 한다거나 이런건 없다는 거죠. 그리고 중년 여성들은 부엌이나 이런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짧은 머리를 강조하죠.” 


한국 드라마 영향을 받는 북한 여성들의 헤어 스타일 

젊은 층들은 국영 미용실 보다는 개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많이 이용한다. 개인 업소는 국가 기관의 직접적인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와는 무관하게 고객의 의사를 반영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 미용실에 가면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을 할 수 있고, 검은 색 이외의 다양한 염색도 가능하다. 북한에서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은 대부분 중국이나 한국 드라마를 통해 유입이 되는데, 미용실을 찾는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헤어스타일을 원한다고 한다.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헤어스타일 뿐 아니라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 역시 공식석상에서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여성들의 헤어스타일과는 다르게 진보적인 헤어스타일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다 보니, 리설주 헤어스타일을 원하는 손님들도 개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찾아 간다. 그렇다보니 개인 미용실은 국영 미용실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북한의 보통 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월급이 3,4천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긴 시간 돈을 모아야 미용실에 한 번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주민의 헤어스타일까지 통제하는 북한

지난 2월 28일 북한 민주 조선이 헤어스타일에 대한 내용을 보도 했습니다. '단정한 옷차림과 고상한 머리 단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자들은 간결하고 단순한 머리 형태인 단발머리, 묶음 머리, 땋은 머리가 좋다"면서 긴머리를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관영 매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헤어스타일까지 통제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여성들이 미를 돋군다고 하면서 머리를 길게 기르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여성들의 지능에 영향을 준다." "머리를 길게 기르면 인체가 소모하는 영양물질도 많아져서 여성들은 머리를 길게 기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문했다. 신문을 통해 어색하기까지 한 내용을 보도하는 당국의 의도는 무엇인지 강미진 팀장에게 들어보자. 


“단정한 머리 스타일이 아니라 길고 측 늘어진 그런 머리 모양이 항상 자본주의 인식으로 등장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의 사상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있어서라고 저는 봐요. 사람의 머리 모양이나 옷 모양을 봤을 때, 그 사람의 사상을 어느 정도 점쳐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북한주민들은 머리가 길면 ‘아, 자본주의 물을 많이 먹었구나’ 그런 생각이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는 볼 수 없는 거죠. 북한당국도 주민들을 조여야하니까 다른 쪽으로 나가지 않게 그런 차원에서, 단정하게 하고, 머리를 묶으라는 것은 깨끗한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한국에 대해서 비방할 때도, 한국 여성을 북한 영화에 등장 시킬 때도, 머리가 항상 길고 흐트러진 그런 머리를 이미지로 사용했기 때문에 아마도 북한이 단발, 짧은 머리, 묶는 머리, 이런 머리 스타일을 강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국에서는 북한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을 단속하고 있지만 국영 미용실 보다 가격이 많게는 스무 배나 더 비싼 개인 미용실이 늘고 있고 개인 미용실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푼 한 푼 열심히 돈을 모아서 한국식 스타일로 꾸미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들, 유행에 뒤지지 않으려는 북한 주민들의 심리적 욕구가 드러나고 있는 것을 볼 때 북한 주민들의 문화적인 인식이 과거와 달리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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