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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새터민들의 대모', 장로회신학대 주선애 명예교수

2011-12-01

중국에서 태어난 어린 새터민 학생에게 차근차근 한국말을 가르쳐주고 있는, 장로회신학대 주선애 명예교수 그녀는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들 사이에서 ‘교수 어머니’로 통합니다.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틈틈이 여러 탈북자 단체를 찾아 고충 상담을 해주고 사재를 털어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북한에서 먹고 잘 곳이 없어 구걸을 하는 아이들, 일명 중국으로 넘어온 꽃제비들을 돕기 위해 고아원 설립에 나섰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주선애 교수를 만나보시죠.

(주선애 교수) 요새 북한에서 정말 먹을 게 없으니까 자기 부모는 다 도망갔고 책임을 못 지니까 그래서 꽃제비들이 돌아다니면서 먹다가 거기에 정 먹을 게 없으니까 중국으로 넘어왔죠. 그런 얘기를 듣고 그 아이들이 우리민족인데 살려야겠다. 얘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데려다가 국적있는 우리 한국 아이들로 만들어서 가르쳐서 제대로 사람구실을 하도록 많이는 못하지만 힘 있는 대로 힘나는 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지 1년 됐어요. 지금 조그마한 집은 이제 하나 마련을 했어요. 좋은 건 아니지만 집은 마련했는데 법적으로 사단법인을 만들어서 통일부나 하나원이나 이런데를 다니면서 얼마나 가능한지, 어떻게 해야 데려올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알아보고 있어요.

평양 출신의 실향민으로서, 같은 고향 사람들을 돕고 있는 것뿐이라는 주선애 교수는 무엇보다 탈북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새터민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치유해주고 싶다고 말하는데요.
지난 2005년, 서울 양재동에 탈북자종합회관을 개관해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적응을 위한 ‘새생활 체험학교’ 프로그램을 5년 동안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매달 하나원을 갓 졸업한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5일 동안 남한 사회 곳곳을 견학하고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낯선 사회 환경을 직접 겪어보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새터민들이 낯선 한국 체제를 이해하고 또, 북한에서는 몰랐던 봉사의 개념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주교수는 설명합니다.

(주선애 교수) 5년 동안에 1100명 수료를 하고, 4박5일 같이 숙식하고 어디 다니면서 견학하고 그렇게 해서 그 사람들(새터민들)의 정착을 위해서 그리고 정신적인 그런 치유도 되고 그런 면에서 제가 한 5년 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단체의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들한테 왜 이렇게 해주나 북한처럼 공무원들이 와서 돈을 받고 우리가 하는 줄 알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렇지 않고, 우리는 봉사하러 왔다. 여러분을 사랑해서 왔다. 그렇게 말하면 왜 그러냐고 돈 안받느냐고 이런 얘기를 하다가 나중에 보면 (새터민들이) 아, 뭔가가 다르다, 대한민국이 좋다, 이런 생각을 하고 인상을 좋게 갖죠 그리고 또 우리가 데리고 다니는데가 (노숙인들을 위한) 밥퍼 공동체라던가, 양로원이라던가, 홀트 아동복지라던가 이런데를 다니면서 사랑을 베푸는 걸 보면 서로 사랑하면 좋겠다. 이런 어떤체제에 대한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생기죠.

이밖에도 주선애 교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터민들에게 남한 생활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미래의 통일 주역인 탈북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은 물론갈 곳이 없는 탈북 청소년들이나 새터민들을 데려다 같이 살며한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는데요. 1999년에 남한에 입국해 함께 살고 있는 한 새터민은 주선애 교수에 대한 고마움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얘기 합니다.

(새터민 여) 어떨 때는 정말 엄마 같기도 하고, 언니 같기도 하고, 외할머니 같기도하고 그래요. 정말 우리 교수님 같은 그런 교육방법을 가진 분은 없어요. 진짜 고맙고 감동받을 때가 (집안일을) 나를 시켜도 되잖아요. 근데 우리 교수님은 나를 시키는 법이 없어요. 새벽에 6시, 6시 반에 일찍 나가실 때도 있어요. 그런데 내가 깰까봐 조심조심 차를 타서 드시고 빵을 드시고 혼자 차리고 나가실 때가 있어요. 내가 그때는 정말 어떻게 다 말로 할 수가 없어요. 그 자그마한 데에서 큰 걸 볼 수 있잖아요.

주선애 교수는 현재까지도 장로회신학대학의 명예교수로 활동하면서 제자들에게도 새터민에 대한 이해와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터민들의 남한 정착과 인권 향상에 헌신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 9월에는 한국YWCA 연합회가 수여하는 제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녀는 새터민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자신이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합니다.

(주선애 교수) 보람도 있고요. 또 이 나이에 그렇게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게 너무 감사하죠 나같은 사람을 그래도 한국 사람을 구한다는 거 생명을 구한다는 거 나라사랑이 뭐, 크게 뭘 야단스럽게 하는 게 아니라도. 한사람 한사람이라도 이렇게 구원해야 한다.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자신도 2만여명의 새터민 가운데 한 사람이라면서 많은 새터민들의 마음을 친 어머니 같이 따뜻하게 감싸주는 주선애 교수 그녀를 비롯해 고향을 잃은 실향민과 새터민들이 통일이 돼 웃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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