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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탈북자의 시선으로 남한 사회상을 바라본 연극, ‘목란언니’ 연습현장

2012-03-22

연출가의 말이 끝나자마자, 진지하게 연기에 몰입하는 배우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 이곳에서는, 연극 ‘목란언니’ 공연 연습이 한창입니다.
지난 9일부터 무대에 올려진 이 연극은, 해마다 두산아트센터가 우리 사회가 가진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획 연극, ‘경계인 시리즈’ 중의 하나로, 그 제작단계에서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연출가 전인철씨가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은 한 새터민과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전인철 연출가) 탈북하신 분을 제가 자연스럽게 공연을 하다가 만난 적이 있어요.
그분이 아코디언 연주자셨는데 그분하고 만나면서 이제 그분이 평양출신인데 북쪽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하게 됐죠. 근데 제가 제일 크게 느낀 게 아, 북쪽 사람들이 남한 사람과 사는 게 정말 다르지가 않구나 우리랑 똑같이 일상생활을 하고 가족들과 만나고 일이 끝나면 친구들하고 만나서 술을 마시고 또 자기 삶의 고민들을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남과 북의 삶이 다르지가 않구나 그래서 그 북쪽 사람들의 삶을 좀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게 첫 시작이었습니다.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평양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그녀는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려 한국으로 오지만, 사기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고향인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재입북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해 결국 삼형제를 홀로 키운 전직 룸살롱 마담 조대자 집안에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되고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있는 가족 구성원들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인데요.
무엇보다 연출가는 이 작품을 통해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전인철 연출가) 목란언니는 북쪽 여성의 눈으로 본 남한 사회의 사회상이고요.
북쪽에서 남으로 온 한 여성을 통해서 우리 남한 사회에서, 자본주의 속에서 각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 타인에 대한 배려, 또 친절, 그리고 어떤 순수한 것에 대한 상징일텐데요. 목란이를 통해서 남한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그런 아주 이상적인 것들을 받아서 그들의 삶이 좀더 나아지는데 우리가 좀더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면 통일부터 차근차근 되돌아봐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의도에서 공연이 진행이 되게 됐습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작품이었지만 탈북자 문제가 워낙 예민한 사안이어서 제작하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배우들 역시 탈북자라는 소재가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져 처음에는 연기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배우 정운선) 극 목란언니에서 조목란 역할을 맡은 배우 정운선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봤던 인물들 중에 가장 어려운 인물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단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막연해서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관객들도 저를 통해서 탈북자 분들을 오해해서는 안되잖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객관성을 잃으면 안되는 부분들이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이 많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배우 황영희) 이번에 조대자 역할을 맡은 배우 황영희입니다.
남북문제라 하면은 예민한 문제이잖아요, 그래서 이제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잘못 받아드려지면 비하하게 되거나 사실은 그 런 의도는 아니지만 표현에 있어서 민감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들을 좀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연극 ‘목란 언니’가 여타 탈북자를 다룬 영화나 소설처럼 비극적이거나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보다 색다른 관점에서 남북 이야기를 다루고자 북한의 노래와 율동을 그대로 살리고 우리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북한 사람들의 문화도 작품 안에 녹여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연출가 전인철) 저희 공연은요. 기존의 남북문제를 다루는 공연들과 차별화 된 것은 아주 재미있는 북쪽의 율동과 신나는 북쪽 노래가 많이 나와서 아주 신나고 재미있는 공연입니다.
북쪽에는 남한의 가요를 북쪽 사람들이 가사만 바꿔서 그러니까 번안이죠? 번안을 한 가요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최진희씨가 부른 '사랑의 미로' 같은 경우에도 북쪽 사람들이 이제 ‘해솟는 백두여’ 라는 제목으로 가사를 바꿔서 그 노래를 부르거든요? 그래서 그런 어떤 노래, 북쪽 노래들이 재미있게 소개됩니다.


탈북 여성의 삶을 통해 분단시대 남과 북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는 연극 ‘목란언니’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탈북자 문제와 통일의 중요성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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