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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편의점 운영으로 정착에 성공한 새터민 한 준, 김수진 부부

2012-06-28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 새터민 김수진씨가 친절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새터민 한준, 김수진씨 부부가 운영하는 편의점 매장인데요.
2006년 무일푼으로 한국에 온 한씨 부부는 어느새 서울 시내에 북한이탈주민 사회적기업을 통해 편의점 4곳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보안업체 출동요원부터 주유소 직원까지 여러 분야에 도전해 봤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는데요.
결국 몇 번의 실패 끝에 한씨 부부는 도·소매업 창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김수진) 처음에는 주유소 직원도 해보고 물류회사도 다녀봤었는데 그렇게해서는 월급 갖고 생활하기도 빠듯하고 그래서 부부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이러다가 편의점은 제가 어떤 설명이 없이도 필요구매잖아요? 손님들이 오셔서 자기가 필요한 것을 결제하니까 꽤 말투가 어눌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편의점을 하기로 결정하게 됐어요.

2007년 이들 부부는 경기도 용인의 5평 남짓한 가게를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손님도 적고 매출도 적은, 작은 가게였지만 아침 7시부터 새벽2시까지,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성실하게 매장을 운영해나가자 손님도 늘고, 슈퍼마켓 사업이 순풍을 탔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면서부터는 가게를 확장 개업해 지금의 편의점까지 운영하게 됐는데요.
하지만 남쪽 사람들도 힘들다는 장사가 사회주의체제에서 살아온 이들 부부에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한 준) 일단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고객들과 끊임없이 상대를 해야 되는데 저희가 말투부터 사투리가 심하니까 손님들 중에 “어디서 왔냐?”라고 조선족이냐고, 중국에서 왔냐고 이렇게 물어볼 때 사람들이 일단은 언어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것도 많이 느꼈고. (또, 여기는) 이북하고는 많이 틀리잖아요? 여긴 끊임없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잘해주고 10번이고 20번이고 머리를 숙여서 자기 점포에 들어온 손님들에게 잘해줘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대개 힘들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이 많이 어려웠어요.

한씨 부부는 2006년 함경북도에서 6살 난 딸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북한에서 청년동맹일꾼으로 남한과 미국에서 유입되는 비디오물을 단속, 통제했던 한 준씨는 북한에서 중산층으로 살며 경제적으로 아쉬울 것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하는 일 때문에 남한 문화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게 됐고 결국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너무 닫혀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딸의 미래를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한 준) 저희가 2006년도 나올 당시만 해도 ‘가을동화’나 ‘겨울연가’나 ‘올인’이나 이런 드라마들이 많이 들어와서 저희들도 실질적으로 그 북한 땅에서 다 청취를 했고 최근에도 중국을 통해서 다 넘어와요. 불법적으로 영화, 드라마 그리고 가요계의 비디오물도 많이 들어오고 그러니까 직업적으로 제가 이런 단속 통제하는 그런 기관에 있다 보니 까 한국 사회의 이런 비디오물도 보면서 북한사회와 대비를 하게 되면서 불만이 자기도 모르게 생기게 됐고, 일단 제도에 대한 어떤 불평, 불만이 조금씩 잦아지기 시작하고 이렇게 되다보면 언젠가는 이 땅에서 나나 내 가족이 위협을 받지 않겠느냐, 이런 두려움이 왔고 한쪽으로 당시 제가 6살짜리 딸 내미가 있었는데 얘만은 넓은 세상을 보여줘야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어느날 밀려오더라고요. 그래서 가족 다같이 2006년에 같이 두만강 건너서 탈북을 한거죠.

새로운 희망을 품고 선택한 한국행인 만큼 한 준, 김수진씨 부부는 좀더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편의점 사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신들이 직접 체득한 창업 노하우와 다양한 정보를 나누기 위해 새터민을 위한 인터넷 정보 공유사이트, ‘두드림’을 개설했는데요.
창업 노하우는 물론 한국 남성과 탈북여성의 만남을 주선하는 결혼정보사업까지 예상외로 ‘두드림’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겁습니다.

(한 준) 저희가 슈퍼마켓 일을 5,6년간 하다보니까 새터민들로 채용해서 쓰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그들이 어렵게 겪었던 부분들, 우리처럼 처음에 어렵게 시작하는 그런 부분들을 좀 도울 수가 없겠냐, 이런 것때문에 지난해부터 두드림이라고 해서 새터민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 결심을 했고 (이걸 통해서) 주거에 대한 어떤 정보라든지 창업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고 또 지금 하고있는 NK 듀오 사업은 우리 새터민들 영역 안에서 한 7,80%가 독신들이고 또, 그 독신들 속에서 7,80%가 여성들이에요. 그러다보니까 많은 여성분들이 좋은 한국 남성분들하고 서로 만남이 이뤄지게 되면 (정착이) 좀더 빠르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두드림 새터민 커뮤니티 사이트 안에서 만남이라는 코너를 넣어서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그것이 확장이 돼서 오늘의 NK듀오가 됐고 이 사업을 하고 있어요.

특유의 성실함과 친절함으로 남한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한 준, 김수진씨 부부 소박하지만, 그들의 노력으로 얻은 값진 경험들이 더많은 새터민들 정착에 용기와 희망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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