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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한국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는 새터민,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김진옥씨

2012-08-02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의 빈 강의실.
한 호흡, 한호흡 대사를 이어가는, 새터민 김진옥씨의 표정이 사뭇 진지한데요.
감정을 살려 연기를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김진옥씨는 연기에 온 정신을 쏟고 있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김진옥) 이게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이라고 해서요. 외국 작품인데 여기서 어머니 역할인데요. 대사는 별로 많지는 않은데 이게 한마디한마디가 의미가 있고 많이 어려워갖고 연습이 많이 필요한 것 같더라구요.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학교 극단이 있는데. 거기서 제가 어머니 역할을 맡아서 한번 한 적이 있었어요. 너무 비극적인 막장, 그런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픈 그런 어머니 역할인데 도저히 그 심정이 이해가 안가고 섣불리 또 어머니의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에요. 그래갖고 이럴 때는 정말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도 들고 막 그랬었는데 또 무대에 올리고 이렇게 관객들하고 호흡을 하면서 그런데서 오는 희열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다음에 또 하게 되고 뭔가 또 찾게 되고 저는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김진옥씨.
북한에서 사업을 했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무용, 아코디언, 축구 등 다양한 예체능 분야를 익히며 감성을 키워나갔는데요. 그녀가 그중에서도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평양에서 온 유명 예술 공연단의 공연을 본 것이 큰 계기가 됐다고 말합니다.

(김진옥) 제가 우연치 않게 청진에서 예술단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무용수를 하는 언니를 통해서 춤을 좀 배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언니가 하루는 평양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공연을 가지고 예술단에 오는데 니가 한번 볼래? 하시는거에요. 원래 집단적으로 관람을 해갖고 개인적으로는 못들어 가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언니를 따라 2층에서 사닥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이렇게 조명이 비치는 곳이 있어요. 그런데 그 틈에서 이렇게 두시간동안 공연을 봤었거든요. 그걸 보는 동안 저 무대에 서면 다양하게 내가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서 잠을 못 잘 정도로 상상이 되는 거에요. 무대에 선 제 모습이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아빠한테 저 배우가 되고 싶다고 그래서 계속 공부하게 됐습니다.

특히 김진옥씨는 1997년 북한에서 한국드라마 ‘의가형제’를 몰래 보고는 연기자의 꿈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 사업상의 문제로 인해 가족들과 함께 탈북을 하게 됐고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2002년 8월, 한국에 입국했는데요.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를 떠돌 때도 현지의 한류 열풍을 지켜보며 연기자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2007년, 한국에서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했습니다.

(김진옥) 3국을 통해 (남한으로) 오다보니까 문화적인 한류, 이런 것들을 접하게 됐어요. 한국에 대해 사람들이 열광을 하고 막 이러다 보니까 문화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제가 알게 된거에요. 그래서 또 (한국에) 오면서 내가 연기를 배워서 그냥 나 하나의 그런 걸 성취하는 것에 멈추는 게 아니라 뭔가 남북한의 이질적인 면을 문화로서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다보니까 더 의미가 생기다보니까 더 하게 되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중앙대랑 동국대랑 동국대를 시험을 봤는데 합격이 됐어요. 너무 감사하게 학교에서 많이 배우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김진옥씨의 열정과 노력으로 최근에는 TV에도 출연하고 있는데요.
새터민들이 나와, 북한의 실상과 남한 적응기의 에피소드를 전하는 TV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하고 있고 몇 달 전에는 한 채널의 드라마에도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또, 1991년 결성됐던 남북 탁구 단일팀 실화를 다룬, 영화 <코리아>에 북한 국가대표로 출연,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하지원, 배두나와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요.
그녀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김진옥) 하고 싶은 역할은 정말 너무 많은데요. 일단은 제가 앞으로 북한을 소재로 다룬 영화속에서뿐만 아니라 남한의 다른 작품 속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고 깊이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봤을 때 신뢰할 수 있는 배우? 그리고 조금 더 바람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좀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뭔가 보면서 좀 쉴 수 있고 뭔가 인간으로서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의 바람처럼 관객들이 신뢰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오늘도 김진옥씨는 끊임없이 연습하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데요.
앞으로 그녀가 남한에서 더 큰 배우로 성장해 다양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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