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Go Top

인물

김장 나눔 한마당

2013-11-21

이른 아침, 초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천태종 중심 사찰인 분당 ‘대광사’에는 새터민과 다문화 가족, 그리고 남한 자원봉사를 포함한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한 쪽에는 절인 배추 수천 포기가 산처럼 쌓여 있고 무와 갓, 쪽파, 새우젓 등 올 겨우내 밥상에 오를 김치의 재료들이
사찰 마당을 가득 메웠는데요. 저마다 재료들을 손질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기다란 테이블 위에는 가늘게 채 썬 신선한 무와 푸릇푸릇한 갓, 싱싱한 쪽파가 수북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양의 채소들은바로 김장김치에 들어갈 속재료인데요 오늘은 새터민과 다문화 가족, 그리고 남한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하는 날입니다.

박효정 팀장
저는 경기동부 하나센터의 팀장 박효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대한불교 천태종 분당 대광사랑 다문화가족과 북한 주민이 함께 하는 김장행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평소 북한이탈주민이라고 하면 남한 주민분들과 함께 어울릴 그런 기회가 많이 부족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나누고 그리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함께 하는 거고요.


새터민들의 자립을 돕는 경기동부하나센터에서는 해마다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들이 담근 김치는 혼자 살고 있는 새터민과 형편이 어려워 김장을 하지 못하는 탈북 가정 등에 전달될 예정인데요.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김장김치를 전하고픈 마음에..
그 양도 6 천포기로 늘렸습니다.

박효정 팀장
저희가 원래는 다 되어있는 김장을 나눠드리는 행사만 진행 했었는데요. 그건 의미가 없어서 같이 함께 모여서 어울려서 김장을 담고 그걸 가져가서 하는 걸로 해서 이번에는 6천포기면 정말 많은 양이거든요. 그래서 예년보다는 훨씬 더 많이 증가해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터민 분들 중에서는 단독세대가 (북에서)나오셔서 남자분들도 혼자 계시고(가정을 이루고 사셔도) 김장을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이런 행사를 통해서 함께 김장을 나누고 그리고 같이 하는데 의의가있습니다.


빨갛게 버무린 양념을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 꼼꼼하게 버무려 넣는 새터민들. 쌀쌀한 날씨 속, 손놀림이 잠시도 쉴 틈이 없지만 같은 처지의 새터민들을 위한 김장이라는 생각에힘든 줄도 모릅니다.

새터민 1
오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한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요. 일단 정말 즐겁고 이런 일이 있으면 자주 했으면 좋겠어요.


새터민 2
집에서 김장 담그면 대개 힘든데 여기서 이렇게 같이 담그니까 재밌고 즐거워요.


먹을 게 부족한 북한에서 김치는 꼭 필요한 ‘반년 식량’이라고 하는데요. 김장전투라는 말이 생길만큼 북한에서는 많은 양의 김치를 담급니다. 하지만 북한 지역은 기온이 낮아 마늘이나 젓갈 등의 양념은 적게 넣고 깔끔하게 김치를 담가 남한과는 김장법이 사뭇 다른데요. 이제는 갈 수 없는 고향, 김장을 하고 나니 고향집이 더 그리워집니다.

새터민1
남한이나 북한이나 조선 사람들은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먹잖아요. 김치는 북한에서는 반년식량이거든요. 그만큼 반찬이 없으니까 김치가 중요하다는 거죠. 이북에서는 젓갈이 없고 김치 사이에 명태도 넣고 이면수도 넣거든요? 시원한 맛이죠.


새터민2
북한은 김장 절기가(김장을 담글 수 있는 시기) 짧아요. 그래서 그 절기를 놓치지 말고 김치를 담가야 김장이 제 맛이 나고 맛있어요. 그때 빨리 하자고 해서 ‘김장전투’라고 붙였어요.
김장철이 되면 북한의 엄마가 그립고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를 다시 먹고 싶어요. 북한 생각이 많이 납니다.


북한에서도 김장을 하는 날은남한과 마찬가지로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잔치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한마음 한뜻으로 김장을 담그기 위해 남과 북이 어우러진 오늘 김치를 먹기 좋게 찢어주는 손길은
팍팍해졌던 마음까지 녹여줍니다.

추운 날씨, 밖에서 김장을 하느라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행사장 한쪽에서는 새터민들이 직접 요리한 특별한 음식이 마련돼 있는데요.

두부밥 시식 현장
새터민1: 언니! 빨리 끓어 빨리 넣어요. 두부밥 튀겨
새터민2: 노릇노릇하게 튀겨야지 빨리 맛있게 튀겨
이거 두부밥이라고 해요. 이건 북한 음식이에요. 북한 사람들이 제일 즐겨먹는 음식이에요. 이거 북한 음식인데 드셔보세요.


바로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두부밥. 잠시 일손을 멈추고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두부밥을 맛보면서 새터민은 물론 남한 봉사자들까지 오늘 하루의 피로를 덜어봅니다.

새터민 1
우리 오늘 김장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이 두부밥을 만드는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날씨 추운데
맛있게 드셔주시니까 너무 고맙네요. 기분도 너무 좋고 흐뭇해요.


남한여성(여) 두부밥이 담백하고 특별한 맛이 있어요. 정이라는 게 있어요. 북한에서 이렇게 해먹었다니까. 감회가 새롭고 같은 음식인데 두부를 튀겨서 ( 그 안에) 밥을 넣고 양념맛이 어머니 손맛이라 너무 좋아요.

이웃과 함께 김장을 하며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우리의 풍습. 남과 북의 손맛이 어우러진 김장 김치를 담그면서 새터민과 남한 봉사자들의 거리감도 차츰 줄어들고 있습니다.

새터민
마음 나누고 함께 나누고 하니까 그게 재밌죠.


새터민들하고 이렇게 김장을 하니까 너무너무 보기도 좋고 재밌습니다. 새터민들을 볼때는 저희하고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다르니까 거리감이
조금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함께 일하다보니까 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