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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망명북한작가 PEN문학

2014-01-09

망명북한작가 PEN문학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한 사무실. 남북한 출신의 문인들이 모여 진지하게 회의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중순, 이곳에서는 아주 특별한 의미의 잡지가 창간됐습니다.
바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 작가들이 만든 문학잡지, ‘망명북한작가 PEN문학’. 북한에서 조선 중앙TV 기자와 극작가로 활동했던 장해성 이사장은 탈북 작가들이 아무리 좋은 작품을 써도 독자와 만날 창구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잡지 창간을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장해성 이사장
작가 활동을 했다 해도 북한에선 마음대로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건 전혀 아니잖아요. 자기 마음이 있건 없건 간에 북한 당국을 칭송하고 또는 북한 위정자들을 위대한 태양이라는 등 그런 마음에도 없는 글 들을 써야 했는데 여기와선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대로 쓰지 않습니까 특히 북한에서 하지 못했던 말, 하고 싶었던 말, 이걸 마음대로 써야겠다는 그런 필요성을 많이 느꼈고 그래서 북한에서 있었던 일들, 그 다음에 또 탈북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 자기가 제일 가슴 아프게 느껴졌던 것들을, 자기 체험을 중심으로 해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문학적으로 엮어서 소설, 시, 수필 이런 것들을 여러개 모아서 종합 작품집을 만들었습니다.


탈북 문인들 또한 어딘가에 자신들의 글을 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장해성 이사장
우리 북한에서 나온 문인들이 모여서 책을 처음으로 출간했다는데 아주 의의가 있고 누구보다도 저희들 감회가 새롭습니다.


도명학 사무국장
아직은 처음 나왔으니까 자리는 못잡았지만 앞으로 이것이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에 점점 알려져서 자리매김하는 그런 문예지가 될 수 있겠구나 넓은 의미에서 장차 이것이 통일 한국의 문예지다운 성격을 갖고, 통일문학을 창조하는 그런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망명북한작가 PEN 문학은 6개월에 한번씩, 1년에 두 번 발간할 예정으로 창간호에는 탈북 작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300쪽이 넘는 분량의 다양한 작품들이 실렸는데요. 수필이나 소설, 시와 같은 작품뿐만 아니라 북한 투옥작가들의 인권 현실과 북한 문학의 변천사 등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 문단의 현실에 대해서도 다뤘습니다. 도명학 사무국장의 설명.

도명학 사무국장
우리 망명 북한펜이 그동안 해놓은 일 중에 가장 의미있고 큰 일들을 한 것을 특집으로 엮었어요. 예를 들면 국제펜 대회 총회에 참가해서 여러 가지를 증언들을 했다거나 북한의 문단 실태를 알렸다는 것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알리는 것도 있지만 그걸 통해서 읽어보시게 되면 남쪽의 독자분들도 북한의 문단 실태에 대한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자료들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그것을 특집으로 묶었어요. 그리고 그 특집 뒤에 각 장르별로 시, 소설, 수필, 이런 식으로 나가고 그렇게 구성이 돼있습니다.


북한에서 조선작가동맹 시인으로 활동하다 북한 사회의 현실을 고발하는 풍자시를 썼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도명학 사무국장의 시 “ 결박된 자유 ” 창간호에 실린 이 시에서 ‘진실이 담긴 작품, 정말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었다’는 그의 갈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잡지에 실린 단편소설에서는 북한의 인권 실태와 군인 및 경찰의 부패상 등북한 사회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담겼는데요 계속해서 도명한 사무국장의 설명입니다.

도명학 사무국장
단편 소설들이 8편 정도가 실려 있어요. 지금 시중에는 탈북자들이 썼거나 혹은 북에 다녀온 사람들이 썼거나 이런 것이 증명식으로 아니면 고발식으로 그런 형식의 글들은 상당히 수기 형태를 띠고 많이 나왔지만 그것을 주로 탈북과정에서 쓴 이야기들이에요, 탈북자들이 제3국에서의 고생 이런 것들 실제 북한 내부에서 그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것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소설들은, 그런 단편작들은 이게 최촙니다. 한국에는 없습니다. 한번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건, 아니면 그냥 책 보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겠어요.


특히 이번 잡지는 탈북 작가들뿐 아니라 남북한 작가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편집회의를 함께 하고 작품을 각자의 시점에서 비교하는 등 남한 작가들도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장해성 이사장의 설명입니다.

장해성 이사장
우리는 폐쇄된 사회에서 교육받고 폐쇄된 사회에서 살다보니까 남한 문인들처럼 폭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살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 남한 작가들하고 호흡을 같이 하는 게 서로 좋을 것 같다. 여기 남한에서도 통일 문학, 말하자면 북한을 주제로 한 문학을 하자는 분들도 꽤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도 북한에 대해 쓰고 싶은데 아는게 없으니까 너무 모르니까 그러니까 저희들 하고 가깝게 하면 그 사람들한테 필요한 자료를 많이 얻게 되거든요. 저희들도 남한 문학에 대해서 세계 문학이 어느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가.. 이걸 남한 작가들한테 도움을 받을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거든요. 그래서 스스럼없이 만나게 되는데 다리 역할을 많이 했어요.


희망을 싣는 탈북 작가들의 잡지, 망명북한작가 Pen문학! 하지만 책이 발행되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잡지에 글을 실을 탈북 작가 수도 많지 않은데다 자금 마련도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요. 이렇게 어려운 조건에서도 탈북 작가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문학잡지를 발행하는데는 오직 한가지 바람 때문입니다.

도명학 사무국장
내가 쓰는 우리 북한 사람들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국민 자체의 이야기가 되는 것, 그런 감성으로 접근해 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남의 이야기가 아닐 때 통일에 대한 의지도 나고 북녘 동포에 대한 어떤 애정도 더 나고 이렇게 될 거 아니겠어요. 그런 작품들을 쓰고자 합니다.


장해성 이사장
앞으로 통일이 될 때까지 이 일을 열심히 해서 북한에 돌아간 다음 에도 북한 사람들이 “너희는 남한에 가서 뭐했냐?” 물었을 때 우리 이런거 했다, 떳떳하게 큰소리치게 일할 겁니다.


자신들의 작품으로, 북한의 실상과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남과 북의 간극을 좁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탈북 작가들 그들의 진심과 노력이 ‘망명북한작가 PEN문학’ 잡지를 통해 충분히 전해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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